[칼럼 - 이정찬] AI 시대 전기·물 부족 사태... 재설계로 문제 해결

차세대 GPU 랙 전력 소모 급증에 데이터센터 '최대 병목'으로 부상… 원전·액침냉각·입지 재설계가 해법

▲이정찬/(전)서울시의회독도특위위원장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쓰이는 차세대 GPU 랙의 전력 소모가 극대화되면서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급과 냉각 용수 부족이 기술 산업의 최대 병목으로 떠올랐다. AI 산업의 성장 속도를 에너지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와 주요국은 '성장'과 '환경'을 함께 만족시키는 해법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1. 전력: '안정적 공급'과 '탄소중립'의 동시 해결


□ 원전으로 24시간 기저전력 확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등은 24시간 중단 없는 대용량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사(Oklo, NuScale, TerraPower 등)와 기존 원전 운영사를 상대로 10GW 이상의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고 있다. 탄소 배출 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받겠다는 전략이다.


□ 재생에너지와 ESS의 결합


태양광·풍력은 날씨에 따라 출력이 흔들린다는 약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필수적으로 함께 구축하는 모델이 자리 잡고 있다.


□ 소프트웨어로 '쓰는 시간'을 바꾼다


발전소를 더 짓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실시간 응답이 필요 없는 모델 학습 작업은 전기요금이 싸거나 전력망에 여유가 있는 지역과 시간대로 분산하는 전력 수요 관리 소프트웨어가 확산되고 있다. 전력 수요를 유연하게 조절해 전력망 부담을 낮추는 '소프트' 접근이다.




2. 용수: 물 쓰는 냉각에서 '물 안 쓰는 냉각'으로


기존 공랭식과 증발식 수랭식은 막대한 물을 소비하고 환경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안으로 액체 냉각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 액체 직접 냉각(D2C): GPU·CPU 등 발열이 심한 칩 표면에 냉각수를 직접 순환시켜 전력 사용 효율(PUE)을 크게 개선하고 용수 소비를 최소화한다.

- 액침 냉각: 서버 전체를 비전도성 특수 액체에 담가 식히는 방식이다. 물 소비가 없고 냉각용 전력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어, 2026년 이후 신규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표준 기술로 도입되고 있다.

- 폐쇄형 순환 시스템: 냉각수를 증발시키지 않고 밀폐된 배관 안에서 계속 재순환시켜 신규 취수량을 '0'에 가깝게 유지한다.

- 재생수·빗물 활용: 지자체의 하수 재이용수나 공업용수를 냉각수로 쓰면 지역 상수도와 농업용수를 지킬 수 있다.




 3. 정부의 역할: 인프라 선제 조성과 입지 분산


□ 전력망 확충과 입지 규제의 투트랙


미국은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에 맞춰 전력망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송전선로와 대형 변압기 증설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한국과 싱가포르는 반대로 특정 지역 쏠림을 막는 데 무게를 둔다. 전력 계통 영향 평가와 규제를 강화하고, 수도권처럼 전력 부하가 높은 곳 대신 공급 여력이 있는 지역으로 데이터센터를 분산하도록 유도한다.


□ '기업이 알아서'에서 '국가가 먼저'로


기업이 부지를 먼저 확보한 뒤 전력과 용수를 따로 해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가 전력망과 용수 인프라를 갖춘 입지를 선제적으로 조성해 제공하는 국가 인프라 전략이 확대되는 추세다.


□ 전력·물 효율 '의무화' 흐름


국제기구(GGGI 등)와 주요국은 탄소 배출은 물론 전력 사용 효율(PUE)과 물 사용 효율(WUE)을 법적 기준으로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린 AI가 선택이 아닌 규범이 되는 셈이다.


□조화의 열쇠는 '공급·효율·입지'의 삼각 설계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방향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1. 공급 다변화: 원전, 재생에너지, ESS를 조합해 안정성과 탄소중립을 함께 확보한다.

2. 효율 혁신: 액침·직접 냉각과 폐쇄형 순환으로 전력과 물 소비 자체를 줄인다.

3. 입지 재설계: 전력과 용수 여력이 있는 지역으로 분산하고, 정부가 인프라를 선제 구축한다.


AI 산업의 확대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다. 관건은 성장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방식을 바꾸는 일이다. 에너지와 환경을 AI 경쟁력의 제약이 아닌 설계 변수로 끌어들이는 국가와 기업이 다음 시대의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찬

· (전)서울시의회 의원, 서울시의회독도특위위원장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 서울남부지방법원조정위원

· 서울대 인문정보연구소 AI 전문강사

· 저서 : 「지방의회 운영실무」 (2026.6)




작성 2026.11.07 20:53 수정 2026.11.0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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