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맹률과 불평등, 글로벌 격차의 현실
2026년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기념하며, 우리는 책이 인류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소프트 인프라로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네스코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문해율은 약 87%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약 7억 3,900만 명이 문맹 상태에 있습니다.
이중 거의 70%가 여성이며, 주로 남아시아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해당 지역의 문맹률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교육 부재를 넘어, 사회적 불평등과 빈곤을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개발 압력이 큰 이들 지역에서는 지식 격차가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더욱 확대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경제발전이 더딘 이들 지역에서는 정보 접근의 부재가 사회적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며 디지털화된 세상에서도 인류가 직면한 커다란 도전 과제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는 책과 문해율이 단순한 교육적 도구를 넘어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는 핵심이라는 점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광고
유네스코는 2026년 세계 책의 수도로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를 선정하였습니다. 이번 선정은 전통적인 유럽과 아시아 중심의 지식 영역을 넘어서는 상징적 의미를 지닙니다. 이를 통해 지식 접근성을 확대하고, 출판 산업 발전과 문해율 증진에 노력하는 도시의 모범적인 사례를 세계적인 모델로 삼고자 하는 의지가 드러납니다.
모로코의 출판 산업은 기존 유럽과 아시아 중심이던 책의 문화적 영역을 넓히고, 지역사회와 세계가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연결점을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라바트는 다양한 독서 캠페인과 출판 지원 사업을 통해 문해력 증진에 기여해 왔으며, 책을 매개체로 한 지역사회의 발전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책이 단순히 개인의 지적 향상뿐 아니라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로 작용하는 것을 보여 줍니다.
유네스코의 이번 선정은 전 세계적으로 책에 대한 접근성 향상, 출판 발전, 문해력 증진에 중점을 두는 글로벌 추세를 반영하는 결정이기도 합니다.
광고
케냐의 성공 사례 역시 책이 가진 힘을 잘 나타냅니다. 케냐에서는 이동식 도서관 모델과 저렴한 가격의 책이 지식 격차 해소에 큰 도움이 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모든 발전의 길이 책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동식 도서관 시스템은 물리적으로 책을 접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주민들에게 책을 배달하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이며, 출판물의 지역 단위 확산을 이끌어 왔습니다.
특히 케냐의 사례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 주민들이 더욱 쉽게 정보와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정부 기관과 비영리 단체 간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지역사회의 문해력 향상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케냐 사례는 책을 물리적 형식으로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지역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강력한 도구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전 세계 출판 산업의 경제적 규모는 약 1,400억 달러에서 1,500억 달러로 추정되며, 그 중요성은 디지털 시대에도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광고
출판 산업은 사회적 중요성 외에도 거대한 경제 산업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자책과 오디오북과 같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증가하며 다양한 독서 문화가 태동했지만, 인쇄된 책이 제공하는 물리적 경험과 감각적 만족은 여전히 독보적인 가치로 남아 있습니다.
모로코와 케냐가 전하는 책의 힘
특히 교육 분야에서 인쇄된 책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디지털 매체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전자책과 오디오북이 접근성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책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책의 본질적 가치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현대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진화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결의안 80-NQ/TW를 통해 책을 핵심 요소로 하는 문화를 사회의 정신적 토대이자 내재적 원동력으로 지정하고, 그 가치를 국민들에게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광고
이 결의안은 책의 힘이 단순히 개인적인 즐거움을 넘어 집단의 의식과 국가 발전의 촉매가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베트남은 지침 04-CT/TW를 통해 현대 출판 산업의 발전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출판 산업을 육성하는 정책도 추진 중입니다. 이러한 정책적 노력은 출판 산업이 경제적 도구로서만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담고 있는 중요한 매개체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베트남의 사례는 국가 차원에서 책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이를 통해 사회 전반의 문화적 수준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의 좋은 본보기가 됩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존재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정보가 스마트폰, 인터넷 등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쉽게 접근 가능한 상황에서, 책이라는 전통적 형식은 점점 영향을 잃고 있다는 일부 우려가 제기됩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책의 실물 형태는 변화할 수 있지만, 그 내용과 독서 문화의 본질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광고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는 출판 산업의 발전은, 오히려 책의 생명을 더욱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중요한 것은 형식의 변화가 아니라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사회적 대화를 촉진하며, 비판적 사고를 함양하는 책의 본질적 기능이 계속 유지되는가 하는 점입니다.
디지털 기술은 이러한 기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현재 SDG 출판사 협약(SDG Publishers Compact)에 참여한 약 300개의 출판사는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와 발맞추어 책을 통해 환경, 사회, 경제적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는 출판 업계가 단순히 문제를 관찰하는 단계를 넘어 '해결책 마련에 참여하는 단계'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한국 독서 문화의 과제와 나아갈 길
SDG 협약에 따른 출판사의 사회적 역할 증가는 책을 단순히 판매 상품으로 국한하지 않고, 미래 세대를 위한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출판사들은 지속 가능한 출판 방식을 채택하고, 환경 보호, 사회적 평등, 경제적 정의와 관련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출판함으로써 글로벌 지속 가능 발전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출판 산업이 단순한 상업적 활동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각국은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 출판 업계와 협력하며 지속 가능한 출판 전략 개발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이는 출판 업계가 국제 사회에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책을 매개로 한 지속 가능한 사회 건설에 크게 기여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특히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의 출판 협력은 지식의 격차를 줄이고, 전 세계적으로 균형 잡힌 지식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출판사들의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차원을 넘어, 책이 가진 본질적 가치를 재확인하고 강화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책은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일 뿐만 아니라,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해결책을 모색하며, 집단 행동을 촉진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300개 출판사의 SDG 협약 참여는 이러한 인식이 출판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신호입니다. 결국, 책은 단순한 정보의 집합체 그 이상입니다. 그것은 한 국가, 더 나아가 세계를 변화시키는 힘이며, 미래를 준비하는 지름길입니다.
책의 물리적 형태와 독서 문화의 진화가 필요하다고 해도, 그 본질적 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모로코 라바트의 세계 책의 수도 선정, 케냐의 이동식 도서관과 저렴한 책 모델, 그리고 베트남의 결의안과 지침이 보여준 것을 바탕으로, 우리는 책을 통해 어떻게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지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문해율 87%라는 수치는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여전히 7억 3,900만 명이 문맹 상태라는 사실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줍니다.
이 중 70%가 여성이라는 점은 젠더 불평등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책을 단순한 문화 상품이나 교육 도구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의 소프트 인프라로서 그 가치를 재인식하고, 이를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이는 개인의 독서 습관 개선에서부터 국가적 출판 정책 수립, 국제적 협력 강화에 이르기까지 다층적인 접근이 필요한 과제입니다. 모로코, 케냐, 베트남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책을 중심에 둔 정책과 실천은 실질적인 사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할 시점입니다.
윤소영 기자
광고
[참고자료]
vietnam.v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