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버려진 공간에 새로운 쓰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 김재동 HMK홀딩스그룹 회장이 말하는 상업용 부동산 위기와 무인 공간 비즈니스 ]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공실이 늘면서 기존의 ‘매입 후 임대’ 방식도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임대료를 낮춰도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운 지하상가와 이면상가는 경매와 NPL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그러나 김재동 HMK홀딩스그룹 회장은 지금의 위기를 단순한 가격 하락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상업용 부동산의 진짜 위기는 가격이 아니라 공간의 쓰임이 사라진 데 있다”며 “앞으로는 부동산을 싸게 사는 능력보다 새로운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① “부동산은 싸게 사는 것보다, 산 다음이 중요합니다”
문) 기자|20년 넘게 NPL과 부동산 투자 현장을 경험했습니다. 가장 크게 얻은 교훈은 무엇입니까?
답)김재동 회장|
많은 투자자가 부동산은 무조건 싸게 사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저가 매입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싸게 샀다는 사실만으로 수익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채 공실이 장기화되면 대출이자와 관리비, 세금, 유지비가 계속 발생합니다. 결국 투자자는 버티지 못하고, 해당 부동산은 다시 부실자산으로 시장에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부동산을 볼 때 매입가격보다 먼저 질문합니다. “이 공간에서 어떤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싸게 사는 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그 공간에 맞는 임대상품을 만들어야 비로소 투자가 완성됩니다.

② “지금은 부동산 가격의 위기가 아니라 용도의 위기입니다”
문)기자|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습니까?
답)김재동 회장|
온라인 소비와 배달문화가 확산되고 회식이나 단체모임이 줄면서 상가를 이용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특히 지하상가와 이면상가, 대형 구분상가는 임대료를 낮춰도 임차인을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음식점이나 판매시설로 충분히 활용됐지만, 지금은 기존 용도만으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이를 단순한 가격 하락으로 보지 않습니다. 공간의 쓰임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치가 하락한 것입니다. 반대로 새로운 수요에 맞는 용도를 만들어준다면, 시장에서 외면받던 공간도 다시 수익형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③ “집은 좁아졌지만 보관해야 할 물건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문)기자|그 해법으로 무인 공유창고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김재동 회장|
1인 가구와 소형주택, 오피스텔 거주자가 늘어나면서 생활공간은 계속 작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계절용품과 의류, 캠핑장비, 서류, 소형사업자의 재고처럼 보관해야 할 물건은 여전히 많습니다. 집은 좁아졌지만 물건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무인 공유창고는 이러한 생활 변화를 반영한 임대상품입니다. 하나의 상가를 여러 개의 소형 보관공간으로 나누고, 다수의 이용자에게 필요한 만큼 임대하는 방식입니다. 일반 상가는 임차인 한 명이 나가면 수익이 전부 끊길 수 있지만, 공유창고는 이용자가 분산돼 있어 공실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또 유동인구나 1층 가시성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기존 임대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은 지하층과 이면부에도 적용 가능성이 있습니다.
④ “무인이라는 이름만으로 성공하는 사업은 아닙니다”
문)기자|저렴한 상가라면 모두 공유창고로 전환할 수 있습니까?
답)김재동 회장|
그렇지 않습니다.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매입하면 오히려 큰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건축물의 용도와 면적, 소방시설, 피난 동선, 주차와 차량 접근성, 관리규약 등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집합건물이라면 공용부분 사용과 업종 제한, 관리단과의 관계도 검토해야 합니다. 등기부등본과 임차인 현황, 관리비 체납, 유치권 주장, 소송관계 등에 대한 권리분석도 필수입니다. 공유창고 사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칸막이를 설치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부동산 매입, 권리분석, 인허가 검토, 수요분석, 설계와 운영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능력에서 나옵니다.
⑤ “앞으로 부동산은 소유가 아니라 쓰임을 창조하는 사업입니다”
문)기자|앞으로 부동산 투자자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답)김재동 회장|
앞으로 경매와 NPL시장에는 가격이 크게 하락한 상업용 부동산이 더 많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모든 물건이 투자기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용가치를 잃은 부동산은 싸게 사더라도 계속 값싼 부동산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새로운 임대상품을 적용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다면, 매입가격과 완성가치 사이에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 차이가 바로 부가가치입니다. 과거의 투자자가 오를 부동산을 찾았다면, 앞으로의 투자자는 가치를 직접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을 찾아야 합니다.
부동산의 미래가치는 건물 안에 미리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누가 그 공간을 바라보고, 어떤 사업모델을 결합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싸게 사는 것만으로 수익을 얻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 부동산은 공간을 소유하는 사업을 넘어, 공간의 새로운 쓰임을 창조하는 사업이 돼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