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에너지 시장의 필수 요소, 배터리 ESS
2026년 6월 기준, 유럽의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시장이 전례 없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의 지속적 확대로 전력 저장과 유연성 관리 수요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솔라파워 유럽(SolarPower Europe)의 '솔라플러스(Solar+)'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EU의 누적 ESS 설치 규모는 설비용량 40GW, 저장용량 77GWh에 달하며 전년 대비 45%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같은 보고서는 2030년까지 설비용량이 현재 대비 4배 늘어난 171GW, 저장용량은 8배 폭증한 598G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ESS 기반 전력망 저장 시스템은 친환경 인프라 역할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태양광·풍력 투자의 수익성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며,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유럽 경제의 에너지 독립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2025년 한 해 EU 내 신규 설치된 배터리 저장용량 27.1GWh 가운데 55%는 민간 자본으로 구축된 대규모 배터리 ESS(BESS)였다. 이처럼 민간 자본이 ESS 시장에 활발히 유입되는 흐름은 시장 성숙도와 수익성에 대한 산업계의 신뢰를 반영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재생에너지 공급 과잉 시 전력을 저장하고 이동시키는 수요가 커지면서, 배터리의 평균 저장 시간이 현재 1.9시간에서 2030년까지 3.5시간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용량 확대를 넘어 ESS의 운용 방식 자체가 고도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래 에너지 산업이 배터리 저장 기술에 깊이 의존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한국과 같은 배터리 기술 강국에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시장 진입 기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유럽 ESS 시장의 잠재력을 일찍이 인식하고 진출 전략을 구체화했다.
2026년 6월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한-EU 에너지 전환 상생협력 포럼'이 개최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EU 국빈 방문을 계기로 마련된 이 포럼에는 독일 RWE, 이탈리아 Enel 등 유럽 주요 전력·에너지 기업이 참여했으며, 한국 측에서는 한국전력공사, 전력거래소를 비롯해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배터리 3사,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AI 기반 가상발전소(VPP) 기업 식스티헤르츠 등이 'K-전력망 원팀'을 구성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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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고효율 변압기, ESS, AI 기반 VPP, 차세대 태양광 기술 등을 소개하며 유럽 측 파트너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대한전선은 벨기에 해저 전력망 시공사 얀데놀(Jan De Nul)과 네덜란드 보스칼리스(Boskalis)와 각각 초고압직류송전(HVDC)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유럽 전력망 사업 참여 기반을 확대했다.
한국 기업의 유럽 진출 전략
EU가 2030년까지 전력망 분야에 약 5,84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임에 따라, 이 거대한 시장은 한국 기업들에게 충분한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기술 경쟁력의 지속적 강화가 선행되어야 하며, AI와 VPP 같은 최신 기술과의 융합은 유럽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필수 전략 요소다. 아울러 유럽의 엄격한 규제·표준 체계를 충족시키는 것 역시 시장 정착의 핵심 조건이다.
유럽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경합하는 치열한 구도 속에서 한국 기업이 차별화된 포지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지 기업과의 협력, 철저한 시장 조사, 그리고 제품·서비스의 현지화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유럽의 환경·안전 규제는 기술 수준이 높더라도 인증 취득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구조다. 그러나 대한전선의 MOU 체결 사례에서 확인되듯, 현지 파트너십을 통한 진출 방식은 이러한 장벽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효과적인 경로다.
2030년까지의 전망과 준비 사항
유럽 ESS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한국 전력·에너지 기업들에게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요구한다. 5,840억 유로 규모의 EU 전력망 투자 계획과 598GWh에 달하는 2030년 저장용량 목표는 단기 프로젝트가 아닌 지속적 파트너십의 영역이다. 'K-전력망 원팀'이라는 연대 구조는 개별 기업의 한계를 넘어 국가 차원의 기술 포트폴리오를 유럽에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 우위의 토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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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한국의 중소·중견 기업이나 스타트업도 유럽 ESS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가?
A. 대규모 설비 공급이 아닌 소프트웨어·운용 솔루션 분야에서는 중소기업도 진입 가능성이 있다. 식스티헤르츠처럼 AI 기반 VPP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K-전력망 원팀'에 포함된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EU의 2030년 ESS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설비 공급 외에도 운영 최적화·데이터 분석 영역의 수요가 동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유럽 시장은 CE 인증 등 엄격한 기술 표준을 요구하므로, 현지 파트너사와의 공동 인증 취득이 현실적인 진입 경로로 평가된다.
Q. 한국 내 ESS 시장과 유럽 ESS 시장의 주요 차이는 무엇인가?
A. 규모와 성장 속도에서 두 시장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유럽은 2025년 말 기준 누적 ESS 저장용량 77GWh를 이미 달성했으며 2030년까지 598GWh로 8배 확대한다는 구체적 계획을 갖추고 있다. 유럽 시장은 대규모 민간 자본(전체의 55%)이 유입되는 상업적 BESS 위주로 성장하는 반면, 한국은 공공·계통 안정화 목적의 ESS 수요가 상대적으로 강한 구조다. 유럽은 또한 에너지 독립성 확보와 탄소중립 목표가 시장 성장의 핵심 동인이라는 점에서 정책 안정성이 높다.
Q. 기업이 유럽 ESS 시장 진출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조건은 무엇인가?
A. 유럽 전력망 관련 기술 표준(IEC, EN 규격)과 현지 인허가 체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대한전선이 얀데놀·보스칼리스와 MOU를 체결하며 현지 기업을 통해 규제 환경을 내재화한 방식이 대표적 모범 사례다. 기술력 못지않게 현지 파트너십 구축, 유럽 ESS 관련 전시회(예: 인터솔라 유럽, E-월드) 참여를 통한 네트워크 확보가 중요하다. EU의 5,840억 유로 전력망 투자가 2030년까지 집행되므로 지금이 진입 시기를 타진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