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김준연기자] 2014년 4월 16일. 시간은 흘렀지만 어떤 사람들에게 그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시간을 잊지 않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다. 오는 6월 16일 다시 관객과 만나는 다큐멘터리 영화 로그북은 세월호 참사 이후의 시간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영화가 기록하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다. 이 영화가 응시하는 대상은 구조 현장에 있었지만 정작 기록되지 못했던 사람들, 바로 민간 잠수사들이다. 연출은 복진오 감독이다.
그는 당시 현장 접근이 제한된 상황 속에서 잠수사들과 함께 움직이며 기록을 남긴 거의 유일한 다큐멘터리 제작자 중 한 명이었다. 복진오 감독은 “왜곡되거나 단편적으로 소비되던 현장의 현실을 기록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촬영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로그북(Log Book), 잠수 기록이 아니라 인간의 기록 ‘로그북(Log Book)’은 원래 잠수사가 남기는 잠수 일지를 뜻한다.
하지만 영화 속 로그북은 단순한 작업기록이 아니다. 누구를 찾았는지, 몇 미터 아래까지 들어갔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적혀 있다. 살아 돌아온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영화는 세월호 현장에서 약 70여 일 동안 수습 작업에 참여했던 민간 잠수사들의 시간을 따라간다. 참사 이후 그들이 겪은 트라우마, 몸의 손상, 생계의 변화,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시간을 조용히 따라간다.
화려한 재연도 없다. 감정을 강요하는 음악도 많지 않다. 대신 카메라는 오래 머문다. 침묵 위에 남겨진 사람들의 얼굴을.
“영웅으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다큐의 태도 《로그북》이 특별한 이유는 잠수사들을 영웅으로만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두려웠고, 무너졌고, 때로는 분노했고, 여전히 치료 중인 사람들이다.
복진오 감독은 사건의 극적 순간보다 이후의 시간을 보여준다. 우리가 기억한다고 말하는 일이 실제로는 무엇인지 질문한다. 누군가의 희생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삶까지 함께 바라볼 수 있는가를 묻는다. 한국 독립PD의 기록 정신이 만든 영화. 이 작품은 단순한 독립영화가 아니다.
한국독립PD협회가 오랫동안 지켜온 기록 저널리즘과 현장성의 의미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로그북》은 공개 이후 독립 다큐 영역에서 꾸준히 주목받았고,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심사위원 특별언급을 받기도 했다.
산업경제TV가 묻는다 기록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누군가는 숫자를 기록하고, 누군가는 성과를 기록한다.
하지만 어떤 기록은 사람을 남긴다.
4월 16일. 복진오 감독의 《로그북》은 우리에게 다시 질문한다. 우리는 그날을 얼마나 알고 있었는가. 그리고 우리는 지금,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