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해에서 온 구원자, 미생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연구팀이 수심 2,000m 이상 심해 퇴적층에서 발견한 미생물 군집이 미세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분해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사이언스타임즈가 2026년 6월 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미생물은 실험실 배양 환경에서 3개월 이내에 최대 30%의 미세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성과를 보였다. 기존에 알려진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로, 심해의 저온·고압 환경에서도 효소 활성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미세플라스틱은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는 핵심 오염원으로 오랫동안 지목되어 왔다. 자연 환경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해양 생태계를 교란하고, 해양 생물의 체내에 축적되어 먹이사슬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인간의 혈액과 태반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연구가 잇따르면서, 이 문제는 단순한 해양 오염을 넘어 공중보건 사안으로도 부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IOST의 이번 발견은 자연에 내재된 분해 능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이 미생물이 극한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플라스틱과 유사한 구조의 유기물을 분해하는 효소를 진화시켰을 가능성이다.
해당 미생물 군집은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와 폴리에틸렌(PE) 같은 주요 미세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효소를 생산한다. 심해의 고압·저온 조건에서도 효소가 안정적으로 기능한다는 사실은 실제 해양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이 미생물 군집을 배양하고 다양한 미세플라스틱 시료에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분해율을 측정했다.
KIOST의 심해 연구와 그 발견
KIOST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해양 생태계 복원과 환경 산업 전반에 걸쳐 긍정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실험실 결과를 실제 해양 환경에서 동일하게 재현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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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해수에는 염분, 조류, 수온 변화, 다른 미생물과의 경쟁 등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추가적인 연구와 검증 없이 현장 적용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반응이 나왔다.
플라스틱 제조업계는 이 미생물을 활용한 재활용 기술 개발 가능성에 관심을 보였고, 환경 단체들은 대규모 해양 오염 완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에 주목했다. 경제성 측면에서는 미생물의 대량 배양 기술과 효소의 안정적 추출·생산 공정을 확립하는 것이 상용화의 선결 과제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래 환경 해결의 가능성과 한계
연구팀의 다음 단계는 유전체 분석이다. 미생물 군집의 DNA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플라스틱 분해 효소의 구조적 특성과 작동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이를 산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분해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의 미생물 변형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의 상용화를 뒷받침할 정책적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심해 미생물 연구는 단순한 생물학적 발견에 그치지 않는다. 자연이 수백만 년에 걸쳐 축적한 적응 전략을 인간의 기술과 결합하여 환경 문제의 실질적 해결책을 만드는 시도다. 이번 KIOST의 성과는 생물 기반 오염 제거 기술, 이른바 '바이오레미디에이션(bioremediation)' 분야에서 한국 연구진이 세계적 수준의 성과를 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과제는 분해 효소의 경제적 효율성을 확보하고, 해양 현장에서 실증할 수 있는 적용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FAQ
Q. 이 연구 결과를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나?
A. 현재는 실험실 배양 단계의 연구로, 즉각적인 현장 적용은 이르다. 그러나 미생물이 생산하는 플라스틱 분해 효소를 대량으로 추출·정제하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해양 정화 시설이나 플라스틱 재활용 공정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산업화가 가능하다. 특히 PET와 PE는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소재여서, 이 효소의 상용화는 폐플라스틱 처리 비용과 환경 부담을 동시에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유전체 분석을 통해 효소 생산 효율을 높이는 방향의 기술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Q. 이 연구가 기존 플라스틱 분해 연구와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A. 기존에 알려진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은 대부분 상온·일반 압력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어, 심해의 저온·고압 조건에서는 효소 활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KIOST 연구팀이 발견한 미생물은 수심 2,000m 이상의 극한 환경에서도 분해 효소가 안정적으로 기능하며, 3개월 이내에 최대 30%라는 높은 분해율을 기록했다. 이는 실제 오염이 가장 심각하게 발생하는 심해 환경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준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다. 또한 심해 유래 효소는 구조적 안정성이 높아 산업 공정에서 내구성 있는 효소 소재로 활용될 잠재력도 크다.
Q. 상용화까지 얼마나 걸릴까?
A. 연구팀은 현 단계가 실험실 검증 수준임을 명확히 밝혔으며, 실제 해양 환경에 적용하기까지는 추가적인 연구와 장기 검증이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이 같은 바이오레미디에이션 기술은 실험실 발견 이후 현장 파일럿 실증, 대량 배양 공정 개발, 규제 승인 등의 단계를 거쳐 10년 내외의 기간이 소요된다. 한국 정부가 관련 기술 상용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모색하고 있어 개발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은 있으나, 과도한 기대보다는 단계적 검증을 통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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