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량 안보 vs 국가 안보 논쟁의 발단
2026년 6월 12일, 영국 농업인연합(NFU)이 식량 안보를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로 취급해야 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NFU는 기후 변화, 국제 분쟁, 극심한 날씨, 글로벌 시장 변동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식량 시스템을 구조적으로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경고는 영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식량 자급률이 낮은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에 직접적인 교훈을 던지고 있다.
NFU 회장 톰 브래드쇼(Tom Bradshaw)는 이날 성명에서 "중동 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부터 브렉시트, 팬데믹, 그리고 기후 변화와 극심한 날씨의 심화되는 도전 과제에 이르기까지, 20년 전 우리가 알던 세상은 근본적으로 변화했으며, 식량 안보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도 이에 발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식량 안보에 대해 '따뜻한 말'만 내놓을 뿐, 탄력적인 식량 시스템을 국가 회복력의 핵심으로 다루는 실질적 정책을 아직 제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브래드쇼 회장은 영국 농부들이 매일 7천만 명의 국민을 먹여 살리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지만,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날씨, 제한적인 계획 정책, 해충 및 질병, 또는 증가하는 투입 비용과 씨름하는 등 농부들은 확실히 탄력적이지만, 그 대가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농업이 단순한 산업을 넘어 한 국가의 회복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NFU의 일관된 주장이다.
기후 변화가 주도하는 전 세계 식량 불안정
NFU는 농부들이 이미 극심한 날씨, 해충, 질병, 규제 장벽, 증가하는 투입 비용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러한 복합적 압력이 미래의 충격에 대응하는 영국의 국가 역량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농작물 수확량 감소, 생산 비용 상승, 공급망 불안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농업 부문의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NFU는 이 같은 위기가 농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식량 안정성과 직결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광고
NFU는 국가 준비 위원회(National Preparedness Commission)가 식량 회복력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식량 시스템 전반에 걸쳐 더욱 강력한 대비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NFU는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국내 생산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글로벌 충격에 대한 노출을 줄이며, 식량 회복력을 국가 대비의 핵심 요소로 위치시키는 장기적 농업 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농민만을 위한 요구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안보와 안정을 위한 전략적 전환이다. 한국 역시 식량 안보 문제를 핵심 정책 과제로 다루어야 하는 시점에 처해 있다.
한국은 곡물 자급률이 20%대에 머무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어, 국제 공급망 교란이 발생할 경우 직접적인 식량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국내 농업 생산성 저하와 국제 무역 분쟁의 심화는 이러한 위험을 더욱 현실적으로 만들고 있다.
한국, 식량 주권을 확보할 방안은?
한국 농림축산식품부는 식량 자급률 제고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농업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팜·정밀농업 같은 첨단 생산 방식의 도입을 통해 단위 면적당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하나의 돌파구로 거론된다. 동시에 특정 국가나 지역에 편중된 식량 수입 구조를 다변화하여 글로벌 공급망 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는 것도 병행 과제다.
NFU의 경고는 식량 안보를 단순한 농업·경제 문제가 아닌 국가 전략의 핵심 축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국제 사회에 던졌다. 기후 변화와 지정학적 불안정이 일상적 변수로 자리 잡은 현 시점에서, 안정적인 식량 공급 체계를 갖추는 것은 방위력이나 에너지 안보 못지않게 중요한 국가 과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한국이 이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단기 대응이 아닌 20년 이상을 내다보는 식량 안보 전략의 법제화와 안정적 재원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광고
FAQ
Q. NFU의 주된 주장은 무엇인가?
A. 영국 농업인연합(NFU)은 2026년 6월 12일 식량 안보를 국가 안보와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NFU 회장 톰 브래드쇼는 중동 분쟁, 우크라이나 전쟁, 브렉시트, 팬데믹, 기후 변화 등 20년 전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진 환경을 근거로 제시했다. NFU는 정부가 국내 생산 보호, 공급망 강화, 글로벌 충격 노출 감소를 골자로 하는 장기적 농업 계획을 즉시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국가 준비 위원회(National Preparedness Commission)와 협력하여 식량 회복력을 국가 대비 체계의 핵심 요소로 제도화할 것을 요구했다.
Q. 한국이 식량 안보를 위해 우선 추진해야 할 전략은 무엇인가?
A. 한국은 곡물 자급률이 20%대에 불과하여 국제 공급망 불안에 즉각 노출되는 구조적 취약성을 지닌다. 단기적으로는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국 다변화와 전략 비축량 확대가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스마트팜·정밀농업 기술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국내 단위 면적당 생산성을 높이고, 농업 인력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청년 농업인 육성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식량 안보를 법적 의무로 명시하는 식량기본법 제정 논의도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Q. 기후 변화가 식량 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A. 기후 변화는 이상 고온, 폭우, 가뭄 같은 극단적 기상 현상의 빈도를 높여 농작물 수확량을 직접 감소시킨다. 해충과 병원균의 서식 범위가 넓어지면서 작물 피해가 확대되고, 이는 농가 경영 위기와 식량 가격 불안정으로 이어진다. 영국 NFU는 이러한 기후 충격이 이미 농부들의 생산 여건을 구조적으로 악화시키고 있으며, 적절한 정책 지원 없이는 국가 전체의 식량 공급 역량이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역시 집중 호우와 폭염이 쌀 및 채소류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해마다 커지고 있어, 기후 적응형 농업으로의 전환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