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자체에는 선악이 없다. 마음이 선한가, 악한가는 그곳에 녹아있는 심소(心所)에 의해 구별된다. 마음은 순수한 물과 같다. 순수한 물은 어디에서 취하든 같은 것으로 여러 가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한 가지뿐이다. 순수한 물에는 “좋다, 나쁘다”는 구별이 없다. 하지만 물에는 온갖 것이 용해되기 때문에 용해된 물질에 따라 물도 여러 종류로 나누어지게 된다.
예를 들면, 뼈, 근육, 혈액, 신경 같은 것들이 잘 활동하도록 도와주는 무기질인 미네랄 워터의 경우, 물에 용해되어 있는 갖가지 물질에 따라 좋은 물, 나쁜 물, 마셔도 좋은 물, 마셔서는 안 되는 물, 등으로 구분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사약(死藥)도 독이 들어있는 물에 불과하다. 이처럼 물 자체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순수한 물이지만 그 물에 무엇이 섞여 있느냐에 따라 좋은 물도 되고 나쁜 물도 된다.
우리의 마음도 이런 물과 같이 순수한 마음은 오직 하나뿐이다. 그 하나로서의 순수한 마음속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선한 마음도 되고 악한 마음도 된다. 물속에 유해한 물질이 들어 있으면 마실 수 없는 나쁜 물이 되듯, 마음속에 남을 해치고자 하는 나쁜 의도가 들어 있으면 나쁜 마음을 가진 나쁜 사람이 되고, 마음속에 불평불만이 가득하면 사회적 낙오자가 되고, 역심이 가득 차면 배신자 또는 역적이 된다. 또 마음속에 억울함이 가득 차면 세상에 대한 원망이 절로 생기고, 반대로 희망이 가득 차면 세상 살 맛이 난다.
불교의 화엄경에 나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인간 세상의 모든 일은 궁극적으로 마음의 작용에 의해 결정된다는 말이 되는 동시에 객관적인 현실보다는 주관적인 생각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중국으로 유학 가던 도중 동굴 속에서 잠을 자다 목이 말라 해골에 담긴 물을 모르고 마신 후 깨달음을 얻었다는 일화는 일체유심조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알게 하는 유명한 일화이다.
미국심리학회 회장 마틴 셀리그먼(Martin Elias Peter Seligman)이 1998년에 제창했던 긍정심리학(肯定心理學, Positive psychology) 역시 일체유심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셀리그먼은 인간의 욕구에는 단계별 위계가 있다는 “욕구 5단계설”을 주장한 것으로 유명한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Harold Maslow)와 인간성 심리학을 개척했던 칼 로저스(Carl Rogers)의 인본주의 운동을 바탕으로 행복, 웰빙, 그리고 삶의 목적성을 강조한 바 있다.
스위스의 저명한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이 말하는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 행복의 열쇠)를 기본 개념으로 하는 긍정심리학은 영적(靈的) 실천과 종교적 헌신, 행복감 등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버거킹(Burger King)의 창업자, 제임스 맥라모어(James McLamore) 회장이 “긍정은 긍정을 낳고 부정은 부정을 낳는다(Affirmation leads to positivity and negativity leads to negativity)”고 한 말도 긍정심리학을 강조하고 있는 말이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 “세상사(世上事)는 마음먹기 나름이다.” 모든 행복도, 모든 불행도 우리의 생각에서 나온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긍정적인 행동을 하게 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부정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더욱이 그런 생각은 중첩될수록 상승효과(相乘效果)라고도 하는 시너지 효과(Synergy Effect)를 발휘하게 된다. 우리 모두 만물이 생기를 뿜어 올리는 봄을 맞아 인간적 생기와도 같은 긍정적인 생각을 활짝 꽃 피워 보자. 봄 꽃처럼 우리의 내일이 밝게 열릴 것이다.
-손 영일 컬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