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5년 8월 15일. 온몸으로 해방의 공기를 들이켰으리라. 억눌린 숨결이 터져 나오고, 거리마다 웃음과 눈물이 뒤섞이던 날이었겠지. 하지만 자유가 단순한 선물일까. 환희와 함께 무게가 찾아오고, 그 무게는 오늘까지도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자유를 어떻게 지키고 있는가?”
광복은 끝이 아니라 시작었다. 예기치 못했던 6.25. 전쟁은 다시 삶을 흔들었고, 분단은 기쁨을 반으로 갈라놓았다. 역사는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다. 굴곡 가운데서도 산업화의 발걸음은 시작됐고 가난을 밀어냈다. 또한, 민주화의 외침은 스스로의 목소리를 세상을 향해 쏟아내었다. 상처와 성취가 나란히 걸으며 오늘의 대한민국은 아직도 숨을 쉰다.
한국은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로 서 있다. 그 빛 뒤에는 그림자도 남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불평등은 자유의 문턱을 높이고, 분단은 여전히 평화의 손을 붙잡지 못하게 한다. 자유는 단순히 외세에서 벗어난 상태가 아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려는 의지에서 비로소 온전히 살아나지 않는가.
자유의 몸짓은 때로 역사의 기록보다 더 깊은 결을 드러낸다. 언 땅속에서 기지개 켜는 씨앗처럼 억눌린 세월 속에서도 새로운 힘을 길러내고, 그 희생은 강물이 되어 후세를 적시지 않는가. 자유는 지금도 그렇게 우리 곁을 맴돈다. 잠시 외면하면 바람 속에 흩날리는 재처럼 사라질 듯하지만, 손을 내밀면 별빛처럼 다시 다가와 우리를 감싼다.
광복 80년은 단순한 기념비가 아니다. 그것은 오늘의 질문일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잊지 않고, 내일에 뭇엇을 남길 것인가. 해방의 빛은 여전히 길을 비추지만, 그 빛이 한낮의 햇살처럼 고르게 스며들기까지는 더 많은 걸음이 필요하다. 역사는 미완의 문장으로 흐르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오늘의 기념은 과거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의 자유와 평화를 어떻게 이어갈지 묻는 시간은 아닐까.
여전히 우리를 비추는 그 빛 앞에서, 우리는 어떤 자유를 꿈꾸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