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부터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가 어느덧 6개월째에 접어들었다. “내가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시작된 제도는, 학생들에게 자율성과 동시에 혼란을 안겨주고 있다.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현실은 제약투성이
학생들은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실제로는 교사 수급 부족, 교실 공간 한계, 시간표 충돌 등으로 인해 원하는 과목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학년 김서연 학생은 “심리학이나 철학 같은 과목을 듣고 싶었는데, 우리 학교엔 개설이 안 됐어요. 결국 물리Ⅱ를 선택했죠”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학교 밖 교육, 대학이 나선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일부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와 학점 인증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한양대, 서강대 등은 고교생을 위한 ‘학교 밖 교육’ 플랫폼을 운영 중이며, 이는 학생부종합전형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기주도학습의 진짜 의미
고교학점제는 단순히 과목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로와 학습 스타일을 고민하고 설계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아직 많은 학생들이 “어떤 과목이 나에게 맞는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워한다. 1학년 이준혁 학생은 “선택권이 생긴 건 좋은데, 오히려 더 불안해졌어요.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학생의 목소리가 필요한 때
교육부는 제도 정착을 위해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밝혔지만, 학생들의 실제 경험과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는 구조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 고민하고 소통할 수 있는 ‘학점제 협의회’ 같은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생의 선택이 존중받는 교실, 그 이상을 만들기 위해선 제도뿐 아니라 사람 중심의 교육 철학이 함께 가야 한다. 고교학점제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뗐고, 그 길을 함께 걷는 우리 모두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