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실수는 괜찮겠지.”
“다들 한두 번은 그렇게 해.”
“별거 아닌데 굳이 문제 삼을 필요 있을까?”

기업 경영에서 위기를 부르는 원인은 대체로 외부의 큰 충격이나 예측 불가능한 상황일 것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실제로 기업을 가장 흔들리는 순간은 내부에서 ‘별거 아닌 것’으로 간주되던 사소한 실수가 쌓여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번질 때다. 고사성어 소극침주(小隙沈舟), 즉 “작은 틈이 배를 침몰시킨다”는 말은 오늘날의 경영 현장에서 더욱 절실한 의미로 다가온다.
국내의 중소 제조업체 T업체는 그 교훈을 뼈아프게 체험한 바 있다. 2021년, 이 회사는 유럽 바이어와의 첫 대규모 수출 계약을 앞두고 거의 모든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출하 과정에서 원산지 증명서 한 장이 누락되었고, 이 사소한 실수가 결국 계약 파기로 이어졌다.
해당 문서는 필수 서류였지만, 담당자는 이메일 첨부 누락을 단순 실수로 여기고 구두로 설명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고객사는 이를 업무 관리 미숙으로 간주했고, T업체는 수개월간의 수출 일정이 무산됨은 물론, 수억 원의 손실과 함께 신뢰도 하락이라는 이중의 타격을 입었다.
이러한 사례는 단순히 개인의 실수라기보다, 기업 내에 만연한 ‘이 정도는 괜찮다’는 안이한 조직 문화를 반영한다. 문제의 본질은 실수가 아니라, 그 실수를 별일 아니라고 여기는 태도에 있다.
해외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덴마크의 제약 유통기업 포마코(Pomaco)는 2020년, 백신 유통 중 발생한 냉장 온도 오류로 인해 수천 개의 백신을 폐기해야 했다.
센서가 자동으로 경고를 발신했지만, 담당자는 외부 기온이 낮았던 점을 근거로 “큰 문제는 아닐 것”이라 판단하고 점검을 생략했다. 결과적으로 백신은 일정 온도 이상에서 보관되며 효능이 상실되었고, 회사는 정부와의 납품 계약에서 일시 배제되며 신뢰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단순한 사후 조치만으로는 기업 신뢰를 되살리기 어렵다. 포마코는 해당 사건 이후 자동 보고 체계와 관리자 이중 확인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관계자들은 "보다 근본적인 변화는 구성원 개개인의 위기의식과 업무 태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실수들은 비단 생산이나 유통 현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고객 경험이 핵심 경쟁력인 플랫폼 업계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나타난다. 베트남의 온라인 패션몰 위드디(WithD)는 빠른 배송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빠르게 시장을 확장했지만, 반복된 배송 오류, 환불 지연, 고객 응대 누락 등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쌓이며 ‘불편한 브랜드’라는 인식이 자리잡게 되었다.
특히 이 회사는 고객 불만이 폭증한 이후에도 “초기에는 흔히 있는 일”이라며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고, 결국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악성 리뷰가 급속히 퍼져나갔다. 그 결과 고객 이탈이 가속화됐고, 위드디는 현재 서비스를 축소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례들은 모두 공통된 교훈을 전달한다. 사소한 실수가 누적될 때, 그것은 더 이상 사소하지 않다. 그리고 그 시작은 대부분 "별거 아니야"라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기업이 ‘사후 대응’보다는 ‘사전 예방’ 중심의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반복되는 오류나 고객 불만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패턴 분석과 내부 교육을 통해 경각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실수나 문제를 숨기기보다 빠르게 공유하고 개선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 기반의 조직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의 생존 전략은 더 이상 거대한 도전이나 외부의 위기만을 대비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진짜 위기는 내부에서, 그리고 아주 사소한 순간에서 조용히 시작되기 때문이다. 조직 내에서 ‘작은 틈’ 하나를 가볍게 여기고 넘어가는 그 순간이, 결국 기업 전체를 뒤흔드는 단초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 각 기업은 자문해보아야 한다. 우리 조직에서 반복되고 있는 ‘작은 실수’는 무엇이며, 그 실수에 대해 우리는 너무 쉽게 ‘별거 아니야’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