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헤미야의 사명 수호 전략
예루살렘 성벽 재건은 단순한 토목 공사가 아니라, 공동체의 정체성과 신앙의 회복을 상징하는 역사적 과업이었다. 그러나 그 일은 순조롭게 흘러가지 않았다. 외부 세력의 음모, 내부의 두려움, 반복되는 방해 시도는 지도자 느헤미야를 끊임없이 흔들어 놓았다. 느헤미야 6장 1–14절은 이러한 공격 한가운데서 느헤미야가 어떻게 판단했으며, 위협 속에서도 사명을 멈추지 않을 수 있었는지 보여주는 기록이다. 오늘날에도 정보 조작, 명예 실추 시도, 심리전 등 다양한 방식의 공격이 지도자에게 가해지는 만큼 본문은 현대 사회에서 리더십이 어떠해야 하는지 깊은 통찰을 던진다.
산발랏과 게쉠은 느헤미야를 오노 평지로 불러내기 위해 네 차례나 똑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겉으로는 회담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협박·기습·고립을 노린 전형적인 유인 전략이었다. 느헤미야는 그들의 의도를 간파하고 “내가 하고 있는 큰 역사가 있으니 내려갈 수 없다”고 단호히 답했다. 여기에는 상황을 정확히 읽는 통찰과 사명을 우선 순위로 두는 중심이 있었다. 외부 압박이 아무리 집요하더라도 제대로 된 리더는 목적을 놓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다섯 번째 시도는 이전과는 성격이 달랐다. 산발랏은 봉인되지 않은 공개서한을 보내 느헤미야가 왕이 되려 한다는 허위 소문을 퍼뜨렸다. 공개서한은 누구나 내용을 볼 수 있게 해 소문을 퍼뜨리는 데 최적화된 방식이었다. 이는 오늘날의 악성 루머와 정보 조작에 해당한다. 지도자의 명예를 흔들어 공동체를 불안하게 만들려는 시도였다. 느헤미야는 이에 대해 ‘지어낸 말’이라며 단호히 부정했고, 흔들리지 않기 위해 즉시 하나님께 힘을 더해 달라고 기도했다. 공격이 커질수록 중심을 잃지 않는 그의 태도는 리더십이 감정이 아니라 사명과 진실 위에 서 있어야 함을 말해 준다.
외부의 방해뿐 아니라 내부 협력자의 등장도 문제였다. 스마야는 느헤미야에게 성전 안으로 피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마치 예언자처럼 행동했지만, 그의 말은 이미 매수된 자의 조작된 메시지였다. 지도자에게 “도망가라”고 말하는 조언은 두려움을 증폭시키고 사명을 약화시키는 심리전이었다. 느헤미야는 성전에 들어갈 자격이 없는 자신이 그곳으로 피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 리 없음을 분명히 알았다. 그는 제안의 도덕성과 영적 정당성을 따져 보며 그 속에 숨겨진 의도를 분별했다. 진실을 가장한 왜곡된 메시지가 지도자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느헤미야의 대응은 단순한 거절의 반복이 아니었다. 그는 상황을 분석하고, 의도를 깨닫고, 하나님께 판단을 의탁하는 과정을 통해 위기를 돌파했다. 특히 “나 같은 자가 어찌 도망하겠느냐”는 그의 말에는 책임감과 사명의식이 그대로 담겼다. 그는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기도를 통해 냉정함을 유지했고, 자신의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이 맡기신 과업을 중심에 두었다. 위협 앞에서 멈추지 않은 것은 용기 때문만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일이라는 확신에서 비롯된 결단이었다.
느헤미야 6장 1–14절은 위협 속에서 진짜 리더십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보여주는 본문이다. 유혹, 조작, 모함, 내부 배신까지 다양한 도전에 직면했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의 중심에는 “하나님이 맡기신 일”이 있었고, 상황이 아니라 사명이 그의 판단을 이끌었다. 오늘날에도 리더는 각종 정보전과 압박 속에 흔들릴 위험에 놓여 있다. 그러나 느헤미야는 본문을 통해 분명히 말한다. 사명을 중심에 두는 자는 위협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