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년 한결같은 9천원의 온기, 충무로 '사랑방칼국수' 오금연 대표가 물가 폭등 속에서도 서민을 위한 착한 가격을 고수한다. 3대를 아우르는 단골들과 함께 을지로 노포의 따뜻한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57년이라는 세월 동안 서울의 중심지는 급격하게 변했지만, 사랑방칼국수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젊은 청년 시절에 오시던 손님이 결혼하고 아이와 함께 오는 모습을 보면 정말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는 오금연 대표, 눈가에 주름이 깊어진 만큼, 단골손님들도 함께 나이 들어왔다. 3대를 아우르는 단골들의 발걸음이야말로 이 집이 지켜온 '맛'과 '마음'의 증거다.

사랑방칼국수의 대표 메뉴는 백숙백반이다. 푹 삶은 생닭과 구수한 국물, 정갈한 반찬이 한 상 가득 차려지는데 가격은 단돈 9천원. 요즘 시대에 믿기 어려운 가격이다. 매년 생닭부터 배추, 인건비까지 원가는 계속 오르니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서민들의 고통을 나누기 위해서라도, 이익을 적게 가져가더라도 가격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50년 넘게 서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상인의 철학이 묻어난다. 물가폭등 시대에 9천원이라는 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서민을 향한 연대와 위로의 메시지다.
최근 을지로와 충무로 일대는 '힙지로'라는 이름으로 젊은 층에게 각광받고 있다. 세련된 카페와 대형 식당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상권의 판도가 바뀌었다. 그 변화의 그늘에는 오래된 노포들의 고충이 있다. 임대료는 매년 오르고, 젊은 층들이 많이 오면서 상권이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특히 주고객이었던 인쇄소 사람들도 폐업하거나 외곽으로 떠나면서 단골이 많이 줄어든 것도 현실이다. 오금연 대표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묻어난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광고나 마케팅에 익숙하지 않은 노포가 대형 식당과 경쟁하기는 어렵지만, 그에게는 '단골'이라는 이름의 힘이 있다.

요즘 주변을 봐도 오래된 식당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하지만 오금연 대표는 단골이라는 이름의 힘을 믿는다고 한다. 고객에 대한 초심이 변하지 않으면, 고객도 잊지 않고 찾아온다고 믿는 오금연 대표의 이 한마디는 57년 세월이 증명하는 진리다. 화려한 인테리어도, SNS 마케팅도 없지만, 한결같은 맛과 진심 어린 서비스만으로도 사랑방칼국수는 살아남았다.
계절이 추워질수록,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질수록 우리는 따뜻한 것을 그리워한다. 할머니의 손맛, 어머니의 밥상, 그리고 '사랑방' 같은 공간. 충무로 사랑방칼국수는 바로 그런 곳이다. 57년간 변하지 않은 9천원의 온기가, 오늘도 서민들의 차가워진 몸과 마음을 녹이고 있다. 오금연 대표의 초심처럼, 우리 사회에도 서로를 따뜻하게 품는 '사랑방'의 정신이 더욱 필요한 시대다.

화려한 간판과 SNS 마케팅이 넘쳐나는 시대에, 묵묵히 한 자리를 지키며 서민과 함께 울고 웃는 노포의 가치가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식당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정'과 '배려'를 되살리는 공간. 사랑방칼국수가 앞으로도 오래도록 그 자리에서 따뜻한 온기를 전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