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우주 산업 분야에서 주요 기업 및 연구 기관들의 지식재산(IP) 경쟁력 강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특히 민간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이른바 '뉴스페이스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기술 선점을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의 우주 과학기술 발전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글로벌 특허 분석 전문 기업 렉시스넥시스가 매일경제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우주 과학기술 분야에서 기업과 기관들의 지식재산 역량이 크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우주 경제 규모가 2040년에는 약 2조 달러(한화 약 2,86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이 분야의 지식재산권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지난 해 기준, 지식재산 경쟁력이 우수한 국내 기관 및 기업들을 특허자산지수(PAI)와 양적 측면에서 분석했습니다. PAI는 특허의 양뿐만 아니라 기술적 파급력 및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산정되는 지표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통신 인프라 중심의 우주 기술 리더십
특허자산지수(PAI) 평가 결과, 삼성전자가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으며, LG전자가 그 뒤를 이으며 국내 기업 중 최고 수준의 우주 과학기술 특허 경쟁력을 입증했습니다. 삼성전자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데이터 전송 및 무선 통신 기술 분야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위성 탑재체 제어, 위성 내부 전력 및 신호 처리 기술, 항법, 탐지, 충돌 회피 등 다양한 핵심 기술들이 포함됩니다. 이는 위성 통신망, 특히 차세대 이동통신(5G 및 6G) 기반의 위성-지상 통합 통신 인프라 개발에 중점을 둔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됩니다. 즉, 우주 과학을 통신 인프라 확장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LG전자 또한 삼성전자와 유사한 특허 구조를 보이고 있으며,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위성과 지상 통신망을 최적화하는 저전력 및 지능형 무선 네트워크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렉시스넥시스 김동현 수석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위성-지상 통합 네트워크 플랫폼과 같은 소프트웨어 및 프로토콜 영역에 집중하는 반면, LG전자는 지능형 하드웨어, 센서 시스템, 에너지 분야에서 혁신을 지속하며 상호 보완적인 경쟁 구도를 통해 국내 우주 통신 산업 전반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삼성과 LG의 뒤를 이어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현대자동차, KT, 고려대학교, 국방과학연구소(ADD)가 PAI 부문에서 3위부터 8위까지를 차지했습니다. 한편, 특허 보유량 기준의 양적 부문에서는 항우연이 1위, ADD가 2위, 삼성전자가 3위, ETRI가 4위, 한화시스템이 5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순위에 들지 못한 점에 대해 김동현 수석연구원은 "한화그룹이 우주 사업 부문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심으로 재편했지만, 특허 소유권은 한화시스템 등 개별 계열사에 분산되어 출원, 보유 및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 세계적인 우주 과학기술 특허 동향을 보면, 2010년 이전까지는 성장세가 정체되었으나 이후 급격한 발전 양상을 보이며 2010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1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한국 또한 꾸준한 특허 출원과 함께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며 점진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관된 상승세는 정부의 위성 발사 및 달 탐사 프로젝트 지원과 더불어 우주 개발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항우연은 국내 우주 개발의 중추 기관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기상위성 '천리안', 달 궤도선 '다누리', 그리고 발사체 '누리호' 개발 등을 통해 한국 내에서 가장 뛰어난 우주 분야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ADD는 항우연에 이어 우주 과학기술 연구 분야의 주요 기관으로 꼽히며, 군사 통신위성, 정찰위성, 미사일 방어 체계와 관련된 우주 기술 역량을 축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항우연과 ADD가 위성과 발사체 기술에 중점을 둔다면, ETRI는 우주 데이터, 통신, 네트워크 기술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6G, 양자암호통신, AI 기반 위성 데이터 처리 기술 분야에서 향후 통신 사업자 등 민간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은 국내 우주 과학기술의 상업화와 민간 우주 산업 확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1년 국내 위성 제조 기업인 쎄트렉아이를 인수하여 위성 본체 제작부터 발사 서비스, 데이터 활용에 이르는 전반적인 가치 사슬을 통합하고 강화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각 세부 분야별로 주요 한국 기관 및 기업을 선정했습니다. 발사체 구조 및 시스템 부문에서는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항우연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삼성전자, 이노스페이스, ADD, 스페이스베이, 컨텍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위성 분야에서는 항우연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으며, 연세대학교, 서울대학교, 경희대학교, 조선대학교, LIG넥스원 등이 주요 기관으로 나타났습니다. 추진 시스템 분야에서는 항우연, ADD, 이노스페이스, 한화, 부산대학교 순으로 분석되었습니다.
김 수석연구원은 한국 우주 과학기술 특허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재사용 로켓, 메탄 엔진, AI 위성, 우주 보안, 우주 쓰레기 제거 등 전략적 신기술 분야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미국항공우주국(NASA)이나 유럽우주국(ESA)과 같은 국제 우주 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공동 특허를 확보하는 등 지식재산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