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교육청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듣기평가 제도 개선을 다시 제기하면서 교육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현재의 방송 청취 기반 듣기시험에 대해 잘못된 평가 방식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한 이후, 교육계 안팎에서는 “대안 없는 폐지는 위험하다”는 신중론과 “말하기가 포함된 새로운 체계가 필요하다”는 개편론이 맞서고 있다.
임 교육감은 최근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송 음원을 듣고 선다형 문항을 고르는 방식으로 외국어 활용 능력을 측정하는 데 있어서 회의적인 입장을 강조했다. 도교육청이 올해 초 발표한 ‘교육 본질 회복을 위한 미래 대학입시 개혁 방안’에서도 수능 영어듣기평가 개편이 포함된 만큼, 그의 발언은 기존 입장을 다시 환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도내 중·고등학교에서 치러지던 EBS 영어듣기능력평가도 내년부터 중단된다. 해당 평가는 수능 듣기와 동일하게 방송 청취 후 선다형으로 답하는 방식이었으나, 올해 기준 도내 학교의 약 6.8%만 시행했고, 성적을 수행평가에 반영한 학교는 3%에 그쳤다. 활용도가 매우 낮은 데다 예산 대비 효용이 낮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대해 교육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수능 영어듣기평가 폐지 또는 구조 개편은 수험생에게 직접적 영향이 미치기 때문에 예측 가능한 대안과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 제시되지 않는 이상 섣부른 접근이라는 지적이다.
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이자형 의원은 신중한 접근을 강조하며 대안 없는 폐지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입시기관 관계자 역시 “영어는 주요 평가 영역인 만큼 구조 변경 시 충분한 검토와 설득력이 필요하다”며 개선안의 구체성을 요구했다.
현장 교사들의 의견도 갈렸다. 안양시의 한 고등학교 영어교사는 “듣기평가를 단순 폐지할 경우 오히려 문제풀이 중심 학습이 강화될 우려가 있다”며 “말하기·듣기 평가를 보완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수능 영어듣기평가를 전면 폐지하자는 취지가 아니라, 말하기와 같은 소통 능력을 반영한 평가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변화된 모델을 연구·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개편에 관한 논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교육계에서는 “수능이라는 국가 단위 시험의 성격상 제도 변경은 장기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과 “국제적 평가 흐름에 맞춰 의사소통 중심 평가 방식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무엇보다 제도 변화가 수험생에게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고, 현장의 혼란을 줄이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데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