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헤미야 12장의 제사장과 레위인의 귀환
느헤미야의 사명은 단지 무너진 성벽을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성벽이 세워졌다고 해서 공동체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었다. 진정한 회복은 예배의 회복에서 시작된다.
느헤미야 12장은 바로 그 영적 복원의 이야기다. 포로에서 돌아온 백성들이 무너진 신앙의 질서를 다시 세우기 위해 제사장과 레위인을 세우는 장면은, 신앙의 본질이 건물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임을 보여준다.
성벽이 백성의 외적 경계를 세운 것이라면, 제사장과 레위인은 그들의 내적 중심을 지키는 사람들이었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이 ‘보이는 도시’로만 아니라, 하나님께 예배하는 거룩한 공동체로 다시 세워져야 함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제사장과 레위인의 명단을 하나하나 기록하며, 예배 공동체의 기둥들을 기억했다.
본문은 제사장과 레위인의 이름을 세세히 기록한다. 이 기록은 단순한 명부가 아니다. 하나님께서 그분의 일을 맡긴 사람들을 이름으로 부르셨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사람들은 흔히 화려한 성벽이나 정치적 성취에 주목하지만, 하나님은 묵묵히 예배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기억하신다.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맡은 역할은 각기 달랐지만, 그들은 모두 한 가지 목적 —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예배 — 에 헌신했다.
이 귀환은 단순한 인적 복귀가 아니라, 신앙의 중심 복귀였다. 성전이 기능을 회복하고, 예배가 회복될 때, 백성의 마음도 하나님께로 돌아왔다. 오늘날 교회 역시 마찬가지다. 눈에 보이는 구조나 제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배의 중심이 하나님께로 향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느헤미야는 왜 이토록 많은 이름을 기록했을까? 그 이유는 분명하다. 하나님은 사람의 헌신을 잊지 않으신다. 인간의 시선에서 잊힐 수 있는 이름이라도, 하나님은 기억하신다.
성경의 족보나 명단은 지루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 속에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흐르고 있다. 세대를 이어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로 믿음의 역사다.
오늘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이름 없는 헌신을 하고 있다. 교회의 봉사자, 예배의 준비자, 보이지 않는 기도의 중보자들 — 그 모든 이름을 하나님은 기록하신다. 느헤미야 12장은 바로 그들의 이야기다.
이름은 세상에 잊히더라도, 하나님 나라의 기록에는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느헤미야 시대의 회복은 단지 외형적 질서의 정립이 아니라, 신앙적 질서의 회복이었다. 예배는 중심이자 출발점이었다.
오늘의 교회도 그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건물보다 본질, 조직보다 성령, 사람보다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는 ‘예배의 질서’가 회복되어야 한다.
예배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언약의 자리다. 느헤미야는 예배를 중심에 두고 공동체를 재정비했다. 그 결과 백성은 다시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으로 돌아갔다.
오늘의 신앙인들도 마찬가지다. 예배가 회복될 때, 공동체는 살아난다.
느헤미야의 이야기는 건물을 세우는 사역보다, 사람을 세우는 사역이 더 중요하다는 영원한 메시지를 남긴다.
느헤미야 12장은 우리에게 묻는다. “너는 무엇을 세우고 있는가?”
성벽이 아니라, 예배를 세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께 헌신된 한 사람의 예배가 공동체를 세우고, 세대를 잇는 믿음의 계보를 만든다.
성벽을 세운 자들이 결국 예배를 세운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이름처럼, 오늘 우리의 헌신도 하나님 나라의 기록 속에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