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권의 경제이야기] 주택 담보 대출, 계약 후 이자가 오르는 이유? '시차 금리 리스크' 심층분석

예상 밖 이자 급등: 계약 시점과 실행 시점의 차이가 만드는 주택 구매자의 부담

주택 담보 대출 금리 결정 구조 해부: 지표 금리와 가산 금리 결정 시차의 이해

금리 변동 리스크 전가 논란: 금융 기관의 방어 논리와 차주의 취약성

최근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은 주택 구매자들 사이에서 대출 금리 관련 불만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대출 약정 당시 안내받았던 금리보다 실제 대출이 실행되는 시점의 금리가 더 높게 확정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주택 구매자들이 예상치 못한 재정적 부담에 직면하게 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9월 서울 염리동의 한 아파트를 매입한 30대 직장인 A씨는 10월 중순 은행과 고정금리로 5억 5천만 원의 주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당시 약정 금리는 연 4.06%로 안내받았으나, 잔금일인 이달 초 은행에서 통보받은 확정 금리는 연 4.52%였습니다. 

 

불과 한두 달 사이 0.5%포인트 가까이 금리가 상승하면서 A씨의 월 상환 원리금은 265만원에서 280만원으로 약 15만원 가량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이자 부담의 증가는 가계의 지출 계획에 상당한 영향을 미 미치며, 많은 주택 구매자들의 혼란과 불만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사진: 주택담보대출 금리변동사례 등, 금융투자협회 제공]

주택담보대출의 최종 금리는 대출 원가를 반영하는 '지표금리'와 금융기관의 마진 및 우대금리 등을 포함하는 '가산금리'의 합으로 결정됩니다. 이때, 가산금리는 대출 약정일(계약일)에 확정되지만, 지표금리는 대출 실행일(잔금일)에 최종 결정되는 구조를 가집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주택 구매 목적 주담대가 계약 체결 이후 실제 대출이 실행되는 잔금일까지 1~2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이 기간 동안 국채금리나 은행채 금리 등 시장 금리가 변동하면, 지표금리 역시 변동하고 결국 최종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최근과 같이 시장 금리가 급변동하는 시기에는 잔금일에 결정되는 지표금리가 약정일보다 높아져 최종 금리 역시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 주택 구매자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10월 10일 연 2.994%에서 12월 8일 연 3.499%로 0.505%포인트 상승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지표금리의 급격한 상승은 잔금일에 최종 금리가 확정되는 주담대 구조상 불가피하게 대출자들의 부담을 키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사진: 아파트 전경, 라이프타임뉴스]

 

금융기관 측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결정에 시차를 두는 것이 시장 금리 급변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위한 국제적인 관행이라고 설명합니다. 대출 실행 시점의 실제 조달 비용을 반영하여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함이라는 입장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은 대개 5년 이상 장기간 금리가 고정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금리 고정 시점을 늦춰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관행이 시장 금리 변동 리스크를 오롯이 주택 구매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특히 금리 상승기에는 주택 구매자들이 예상치 못한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설령 최종 금리가 계약 시점보다 크게 높아졌다 하더라도, 대출자가 계약을 철회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대출 철회는 곧 부동산 매매 계약 파기로 이어지고, 이는 이미 지불한 계약금과 중도금 손실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30대 직장인 B씨의 사례처럼, 0.2%포인트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택 매매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은행의 변경된 금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대출자들이 처한 취약한 입장을 잘 보여줍니다.

 

한편, 수원대 노승철 교수(부동산학)는 시장 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이러한 금리 결정 구조가 오히려 주택 구매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이야기 합니다. 지표 금리가 하락하면 최종 대출 금리 또한 약정 금리보다 낮아져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최근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이러한 긍정적 측면보다는 불확실성과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 현실입니다.

 

 

 

 

 

 

작성 2025.12.10 08:13 수정 2025.12.17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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