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상상력에 기반한 요괴의 세계가 올해 겨울, 무대 위에서 새롭게 태어난다. 오는 12월 21일(일) 오후 6시,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열리는 작곡가 이아로의 창작 발표회 ‘동지;한국요괴도감’은 한국 설화의 감각을 사운드로 확장한 실험적 공연으로, 관객에게 한 해의 끝자락에서 특별한 감정적 체험을 선사할 전망이다. 본 공연은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에 선정된 작품으로, 전석 무료 관람이 가능하며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티켓이 배부된다.
이번 무대는 2020년 공연된 첫 시리즈 ‘동지;귀신들의 잔칫날’을 기반으로 발전한 프로젝트다. 첫 작품이 귀신 설화를 중심으로 한국적 공포와 정서를 음악적으로 탐색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번 ‘한국요괴도감’은 한 단계 더 나아가 구체적인 요괴 캐릭터를 음악 구조 안에 정교하게 배치했다. 작곡가는 요괴의 움직임, 속성, 분위기를 하나의 사운드 오브젝트로 변환하는 과정을 통해 여섯 개의 신작을 완성했으며, 곡을 넘길 때마다 또 다른 요괴를 만나는 ‘음악적 도감’이라는 새로운 감상 방식을 제시한다.
관객이 이번 무대에서 만나게 될 여섯 요괴는 다음과 같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키는 존재를 모티프로 인간의 마지막 순간을 포착한 ‘마지막 숨’, 음영의 형태가 천천히 살아나는 듯한 몽환적 질감을 담은 ‘어둑시니’, 세 개의 눈을 가진 상상 속 존재를 독특한 리듬과 음향으로 재해석한 ‘삼목구’, 오래된 둔갑쥐 설화를 바탕으로 비틀린 움직임을 그린 ‘손톱먹는쥐’, 설날 밤 아이들의 신발을 훔쳐가지만 숫자 4 이상은 세지 못해 채만 보면 새벽까지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요괴적 특징을 음악적으로 표현한 ‘야광귀’, 그리고 땅의 울림과 생명력을 압도적인 사운드로 구현한 ‘지신’. 각 곡은 요괴의 정체성을 중심축으로 삼아 서사·음색·리듬·공간감을 정교하게 배합한 것이 특징이다.
작곡가 이아로는 “한국 요괴는 단순히 무섭거나 기이한 존재가 아니라, 시대의 정서와 생활문화를 반영한 상징적 캐릭터”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그 상징을 음악적으로 재조명해 한국적 상상력을 보다 분명한 형태로 제시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통적 동짓날에 담긴 의미가 이번 공연에서 새로운 문화적 경험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공연에 앞서 12월 10일 오후 3시, 국악방송 라디오 <바투의 상사디야> ‘별별 플레이리스트’ 코너에 작곡가가 출연해 작품 세계관과 창작 과정, 테마 구성의 배경을 직접 소개한다. 방송은 관객이 공연을 미리 이해하고 감상 포인트를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가이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지;한국요괴도감’은 설화, 현대음악, 창작국악이 하나의 무대에서 만나는 독창적 형태의 공연으로, 올해 겨울 서울 문화계에서 주목할 만한 실험적 시도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요괴라는 주제가 가진 독특한 정서를 현대적 사운드 어휘로 해석한 이번 작품은, 관객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세계를 동시에 체험하게 만드는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제안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