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정책자금 신청 과정에서 부결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지원 제도는 외형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나, 정작 신청자들의 승인 성공률은 높지 않아 현장에서는 “이전보다 문턱이 높아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책 기준 자체의 변화보다 ‘조건 해석 과정의 혼선’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상담 현장을 오랫동안 지켜본 리더스브릿지컨설팅 오정남 대표는 “부결 사례의 절반 이상은 사업자의 결격 사유가 아니라, 기준을 잘못 이해하고 접근한 데서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대부업·증권·금융 실무를 두루 경험한 오 대표는 정책자금 심사가 금융적 해석 요소를 공유하고 있음에도, 다수의 신청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부결 패턴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는 ‘오래된 정보에 대한 의존’이다. 온라인상에 잔존하는 과거 기준을 현재 기준으로 오인하여, 이미 성격이 바뀐 제도에 기대를 걸고 신청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정책 흐름이 매년 미세하게 수정되다 보니, 과거에는 유효했던 조건이 현재는 불리하게 해석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조건을 절대값으로만 판단하는 방식’이다. 많은 사업자가 매출액이나 부채 규모 등 정량적 수치로만 가능성을 타진하지만, 실제 심사에서는 업종별 매출 흐름, 부채의 구조, 재무 패턴 등 상대적 요소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오 대표는 “매출이 많다고 무조건 유리하거나, 대출이 있다고 불리하다는 식의 이분법적 기준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셋째는 ‘제도와 조건의 성격 불일치’다. 정책자금 제도는 유사해 보일지라도 안정성을 중시하는 기관, 성장성을 주요 지표로 삼는 기관, 특정 업종에 우위를 두는 기관 등 평가 기준이 상이하다. 조건과 제도의 성격이 맞지 않는 상황에서 신청을 강행할 경우 ‘부결’은 필연적인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와 관련해 정책평가연구소 관계자는 “부결의 증가는 심사 기준이 단순히 까다로워졌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정보 과잉으로 인해 사업자들이 올바른 기준을 선별하지 못하고, 필수적인 해석 단계를 건너뛴 채 신청부터 진행하는 흐름이 확산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현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반응이 이어진다. 온라인상의 긍정적인 후기나 정보를 믿고 신청했으나, 실제 기관에서는 전혀 다른 잣대로 심사를 진행해 당황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오정남 대표는 “지금의 문제는 심사 강화가 아니라 ‘해석 과정의 부재’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자들이 자신의 조건을 심사 기관의 언어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부결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정책자금 접근 방식이 ‘단순 서류 준비’에서 ‘자기 조건의 정확한 해석’이 선행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 전망한다. 정확한 기준을 이해하면 접근해야 할 제도가 명확해지고, 부결을 유발하는 무리한 신청 또한 자연스럽게 감소할 것이라는 논리다.
제도가 복잡하게 병존하는 현재의 정책 환경에서, 사업자가 최우선으로 선행해야 할 과제는 ‘무엇을 신청할지’보다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데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