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시인 한정찬의 '삶에 고인 언어들 5'
송년
용서
열두 달을 세어보면
서운하지 않은 달도
기쁘기만 한 달도
어디에도 없었다.
온 줄도 모르고 와서
눈 깜짝할 새 가버린 달들
세월이 빠르다며
멀어져 간 이에게
이제는 용서로
마음이 가고 있다.
마음이 가는 길이라고
이달은
내게 잠시 맡겨진
선물이라 생각하니
용서하는 기쁨이
조용히 차오른다.
2. 덕담
이제
헤어집시다.
미련을
안타까워하지 말고
태연하게 접어 두고.
새달을 맞을 채비로
서로에게
덕담 하나 건네며
웃읍시다.
송년이 오면
가장 큰 보람은
신에게 돌려드리고
가장 작은 미담은
고독한 창고에 두었다가
새해에
덕담으로
천천히
발아하게 합시다.
아쉬운 한 해가 가고
가슴에 남은 미련은
모두 내 몫입니다.
덕담이
최고의 위안입니다.
3. 겸손
올해는
참 다행이었습니다.
모자라도
내 탓
넘쳐도
내 탓
그렇게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겸손 하나가
끝내 남았습니다.
겸손은
행복을 데려오고
선물을 건네는
말로 다 못 할
감사였습니다.
이 겨울을
온몸으로 건너
내일을 기다리는
송년의 마지막 달이여.
겸손이라는
조용한 각오로
이제
새해로
도약해야겠습니다.
새해
1. 준비
새해는
내가 준비하는 일이다.
준비하지 않으면
새해는 그냥 날짜다.
준비하려면
나는
나답게
다시 갱신되어야 한다.
나답게 새로워지는 순간
새해는
이미 시작된 새해다.
2. 행동
새해는
내가 움직이는 일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움직이기 위해
나는
나답게
단단해져야 한다.
나답게 행동하는 순간
새해는
이미 진행 중이다.
3. 실천
새해는
내가 계속하는 일이다.
계속하지 않으면
의미는 남지 않는다.
계속하기 위해
나는
나답게
한 방향으로 간다.
나답게 한 결로 갈 때
새해는
이미 살아 있는 새해다.
한정찬
□ (사)한국공무원문학협회, (사)한국문인협회원, (사)국제펜한국본부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외
□ 시집 ‘한 줄기 바람(1988)외 29권, 시전집 2권, 시선집 1권, 소방안전칼럼집 1권’ 외
□ 농촌문학상, 옥로문학상, 충남펜문학상, 충남문학대상, 충남문학발전대상, 소방문학대상, 소방문화상, 충청남도문화상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