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 경제 리포트] LH ‘악성 미분양’ 5천 호 매입 , 감정가 이견에 ‘공회전’ 위기
국토부, 올해 매입 목표 5,000호 확대 선언… 현장 집행률은 목표 대비 3% 수준 ‘참패’건설사 “감정가 90%는 헐값vs LH “도덕적 해이 방지”… 지방 경기 반등의 ‘나비효과’ 미지수
지방 건설업계의 숨통을 틔워주겠다던 정부의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 매입’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는 극심한 마찰음을 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매입 목표를 5,000호로 대폭 확대하고 매입 상한가 기준을 감정평가액의 90%까지 상향하는 전술을 꺼내 들었으나, 정작 건설사들은 낮은 감정가 산정 방식에 반발하며 매도 신청을 꺼리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전체 악성 미분양 물량 중 실제 매입이 완료된 비중은 3% 남짓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 정교하지 못한 매입 전술이 계속될 경우, 지방 건설업계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과 연쇄 도산 리스크를 막기에 역부족일 것이라고 경고한다.
■ 목표는 5,000호, 현실은 ‘바늘구멍’… 매입 지연의 원인
국토부와 LH는 2026년 한 해 동안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5,000호를 매입하여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목표 달성 가능성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 감정평가액 산정의 딜레마:LH는 매입 가격을 감정가의 9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문제는 ‘감정평가액’ 자체가 미분양 단지의 특성상 이미 시세보다 낮게 책정된다는 점이다. 건설사들은 분양가 대비 70% 이하의 가격에 넘기라는 의미라며 “손실을 떠안으라는 소리”라고 반발한다.
- 지역별 편중과 탈락 속출:대전, 울산, 강원 등 미분양 적체가 심각한 지역의 신청 물량 중 상당수가 임대 수요 부족이나 입지 조건 미달을 이유로 심의에서 탈락하고 있다. 실제 1차 매입 당시 목표량 3,000호 중 최종 계약까지 이어진 물량은 극히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 LH의 재무 건전성 압박:160조 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LH가 공격적으로 미분양 물량을 떠안기에는 재무적 부담이 크다는 점도 소극적인 매입 전술의 배경으로 꼽힌다.
■ 2026 지방 건설 경기 전망: “양극화 속 선별적 회복”
정부의 매입 정책이 지방 건설 경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 수도권 vs 지방의 디커플링:2026년 주택 시장은 수도권의 경우 공급 부족으로 인해 가격 상승세가 점쳐지지만, 지방은 인구 감소와 미분양 누적으로 인해 정체 또는 하락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건설사 폐업 가속화:고공행진하는 공사비와 금융 비용 부담으로 인해 지방 중소 건설사들의 폐업 규모는 이미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정부의 5,000호 매입 전술이 현장의 자금난을 해소하기에는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SOC 중심의 제한적 반등:주택 경기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늘리고 있으나, 이것이 주택 전문 건설사들에게까지 온기가 전달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 “고분양가 해소 없는 매입은 세금 낭비”
전문가들은 미분양 매입 정책이 성공하려면 가격 산정과 매입 기준에 대한 정직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부동산 경제 전문가 김미경씨는 "미분양의 본질은 시장 가치보다 높은 '고분양가'에 있다"며 "분양가 조절 등 건설사의 뼈를 깎는 자구책 없이 정부가 감정가대로 사들이는 것은 결국 부실 경영의 책임을 공공이 대신 져주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역시 매입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실행 속도를 높여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정직한 소통을 구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