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 리포트] 목 디스크 수술 후 ‘혈종’ 방치가 부른 비극… 의료진 과실에 벌금형 선고
인천지법,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의사에게 벌금 1,500만 원 선고
전문의 분석 “목 부위 혈종은 기도 압박으로 이어지는 급박한 상황… 수술 후 정밀 모니터링이 필수”환자·보호자 가이드 “수술 후 호흡 곤란이나 목 부종 발생 시 즉각적인 의료진 호출이 생명 지킨다”
목 디스크 수술 후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하여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신경외과 전문의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18단독(윤정 판사)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56)씨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수술 자체의 결함보다 수술 직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인 ‘혈종’에 대한 진단과 대처가 미흡했던 점을 유죄의 근거로 삼았다. 이번 판결은 목 부위 수술 시 의료진의 세심한 관찰 의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 사건의 재구성: 무엇이 환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나?
지난 2021년 6월, 인천의 한 병원에서 환자 B(60)씨는 목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난 듯 보였으나, 진짜 문제는 수술 후에 발생했다.
- 지혈 매듭의 이완과 혈압 상승: 목 디스크 수술은 해부학적 특성상 혈관 지혈 매듭이 풀리거나 수술 직후 환자의 혈압이 상승하면서 수술 부위에 피가 고이는 '혈종'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 의료진의 관찰 소홀: 혈종이 발생하면 비대해진 혈액 주머니가 기도를 압박하여 질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후 엑스레이(X-Ray) 검사를 시행하고, 환자의 목 부위 부종이나 호흡 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해야 하지만 당시 적절한 조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 기도 압박과 사망: 결국 환자는 혈종으로 인한 기도 폐쇄로 생명을 잃었다.
- 재판부는 의사가 혈종 제거 후 기도를 확보해야 하는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 전문가 분석: 목 디스크 수술 후 ‘혈종’의 위험성
신경외과 및 마취통증의학과 전문가들은 목 부위 수술이 가진 특수성을 경고한다.
신경외과 전문의 한동선 원장은 "목 앞쪽으로 접근하는 디스크 수술은 기도와 식도, 주요 혈관이 밀집된 좁은 공간에서 이루어진다"며 "여기서 발생하는 혈종은 단 몇 분 만에 기도를 폐쇄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기에 수술 후 최소 24시간은 집중 관찰 기간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의료법 전문 변호사 김동수씨는 "이번 판결은 수술 후 경과 관찰 의무가 의사의 핵심 업무임을 명확히 한 것"이라며 "환자가 통증이나 불편함을 호소할 때 의료진이 이를 '단순한 수술 후 통증'으로 치부하지 않고 과학적 근거에 따라 정직하게 재검사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제언했다.
■ 환자와 보호자가 의료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3대 수칙
의료 사고는 예기치 않게 발생하지만, 환자와 보호자가 징후를 미리 파악하고 대응한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 수술 후 ‘응급 증상’ 숙지: 목 수술 후 목이 비정상적으로 부어오르거나, 숨쉬기가 답답한 느낌, 목소리 변성, 침 삼키기 곤란함 등이 나타난다면 이는 혈종에 의한 기도 압박의 전조 증상이다. 이때는 지체 없이 간호사나 의사를 호출해야 한다.
- 적극적인 정보 요구와 확인: 수술 전후 진행되는 검사의 목적과 결과를 보호자가 명확히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수술 후 혈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엑스레이 검사는 언제 하나요?"라고 묻는 것만으로도 의료진의 주의력을 높일 수 있다.
- 의료 기록 보존과 관찰 일지: 환자의 의식 상태나 통증 수치를 시간대별로 간단히 메모해두는 것이 좋다.
- 만약의 사고 발생 시 이는 의료 과실 여부를 가리는 정직한 증거가 되며, 의료진에게 환자의 상태 변화를 정확히 전달하는 수단이 된다.
■ “정직한 관찰과 신속한 대응이 의료 안전의 기본”
의료 기술이 발달하더라도 수술 후 관리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이번 인천지법의 판결은 수술실 밖에서도 의사의 책임은 계속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환자의 고통 섞인 신호를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하거나 방치하는 행태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의료진은 수술 후 발생 가능한 모든 변수를 정밀하게 체크하는 준비를 갖추어야 하며, 환자와 보호자는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정직하게 감지하고 의료진과 소통해야 한다. 언론사 연합 의학 기자단은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신뢰받는 의학 및 법률 정보를 지속적으로 보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