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 안전을 지키기 위한 기술이 ‘책상 위 설계’만으로 완성되긴 어렵다. 수많은 변수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뒤섞인 산업 현장에서는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실전과 같은 반복적인 검증 과정이 필수다.
AI 기반 산업안전 기술 스타트업 ‘프보이(FBOE)’는 이 같은 산업 현장의 특수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프보이는 조선, 중공업, 건설 등 고위험 산업군을 중심으로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하고 고도화하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와의 협업을 통해 ‘현장형 안전 기술’로 한걸음 나아간 모습이다.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중장비 충돌방지 솔루션 ‘TransGuard(트랜스가드)’다. 프보이는 두산에너빌리티와의 기술 검증(PoC: Proof of Concept)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성과공유제 기반 협약을 체결하고 이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했다. 조선소와 중공업 공장 등에서 TransGuard는 중장비 간 충돌, 작업자 진입 사고 등 위험 요소를 감지하고 사전 경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기술 설계의 기조가 ‘현장 중심’이었다는 것이다. 산업 현장에서의 기술 도입은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존 작업 흐름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TransGuard는 이를 위해 작업자와 장비 운전자의 사용 피로도를 최소화하는 UI(User Interface) 설계를 반영했고, 반복된 실증 테스트를 통해 경고 알림의 빈도와 정확도를 조율했다.
실증 단계에서는 실제 중장비의 동선, 작업자의 위치, 충돌 가능 지점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나리오가 설계됐다. 이를 통해 감지 반응성과 알림 정확도, 사각지대 보완 기능 등이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특히 AI 기반 센서의 감지 범위와 경고 각도, 알람 이중화 체계는 현장의 피드백을 반영해 조정됐다.
프보이 안성문 대표는 “기술이 연구실에서 완성된다고 믿지 않는다”며 “현장에서 실제로 수용되고 사용되는 기술만이 진짜 ‘안전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단순한 제품 공급이 아니라, 산업 현장의 위험을 함께 줄여나가는 기술 파트너가 되겠다는 것이 프보이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TransGuard는 단순한 사고 예방을 넘어, 관제 시스템과 연동해 위험 발생 전후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후 교육자료로 활용하는 한편, 향후 고도화된 예측 시스템 개발의 기초 데이터로도 쓰일 전망이다. 이번 기술 협업 사례는 산업안전 기술이 독립적인 기술이 아니라, ‘현장과의 끊임없는 대화’ 속에서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