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차는 산업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장비 중 하나지만, 동시에 가장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고위험군이기도 하다. 좁은 작업 공간, 시야를 가리는 적재물, 반복적인 후진·회전 작업 등으로 인해 작업자와의 충돌, 장비 간 사고 등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2023년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지게차 사고는 전체 중장비 사고 중 약 37%를 차지했다. 특히 사각지대에서의 인명 충돌, 적재물 추락 사고의 비율이 높았다. 이 같은 위험은 작업 환경의 특성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지만, 기존 기술로는 근본적인 대응이 쉽지 않았다.
AI 산업안전 기술기업 프보이(FBOE)는 이 문제를 정조준한 솔루션 ‘핏가드(FitGuard)’를 선보이며, 산업안전 기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FitGuard는 지게차 운전자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사전에 경고하는 전용 안전 모듈이다.
기술의 핵심은 AI 기반 거리 인식과 사각지대 보완 기능이다. 지게차 후방이나 측면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감지하기 위해, 이미지 기반 온디바이스 AI 연산 장치를 활용해 거리, 속도, 방향을 연산하고, 사람·장비·적재물 간 충돌 위험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작업자의 얼굴을 인식하고, 주변 물체와의 상대 위치를 판단하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프보이 관계자는 “좁은 창고나 공장 내부에서 지게차는 짧은 반경 내에서 끊임없이 회전하고 후진하기 때문에, 단순 CCTV나 경고음만으로는 사고를 방지하기 어렵다”며 “FitGuard는 협소한 공간에서도 작동하는 경량형 AI 기술로 설계돼 실제 도입 효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프보이는 현재 조선소, 물류센터, 제조업 공장 등을 중심으로 FitGuard의 PoC(개념 검증)를 마치고 있으며, 2026년 상반기 중 정식 상용화에 돌입할 계획이다.
FitGuard는 단일 제품을 넘어, 프보이가 개발 중인 ‘모듈형 안전 시스템’의 첫 번째 모델이다. 프보이는 지게차를 시작으로, 트랜스포터, 타워크레인, 골리앗 크레인 등 다양한 중장비별 특화 안전 모듈을 개발 중이다. 각각의 모듈은 장비별 위험 구조에 최적화되어 설계되며, 이를 통합 관제 시스템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산업 현장을 하나의 ‘지능형 안전망’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현재 프보이는 TIPS R&D 선정 기업으로, 중장비 운행 이력과 사고 발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할 수 있는 관제 시스템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단순 경고를 넘어서 사고 발생 위치, 시간, 충돌 대상, 운전자 반응 등을 자동 기록하고, 사고 예방 시나리오까지 도출할 수 있는 구조다.
프보이 안성문 대표는 “산업안전 기술이란 장비 하나를 보호하는 문제가 아니라, 현장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지게차부터 안전 기준을 높이는 것이, 산업현장의 안전 문화를 바꾸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 안전 기술은 이제 단순한 장비 보호를 넘어, 공정 전체의 리스크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지능형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프보이의 접근은 산업현장의 새로운 표준을 다시 그려나가는 작업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