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곡지, 사계의 숨결
김민주
호조벌 넓은 들녘에 기대어 선 관곡지
옛 숨결 고요히 스민 문화의 터전이여
봄이 오면
검은 흙 속 깊은 잠 깨고
연한 숨결로 밀어 올린 연둣빛 새싹
물가에 버린 바람과 더불어
조심스레 세상을 여는구나!
여름이면
화사한 연꽃 무리 무리 피어
고운 치마폭처럼 물결 위에 번지고
한낮의 햇살 받아
부끄러움 듯 그러나 당당히
제 자태를 세상에 내어 맡긴다
가을이면
왜가리 흰 날개 물 빛에 스치고
저어새 긴 부리 노을을 저으며
먼 길 날아온 철새들
고요한 하늘 한 자락 내려앉는다
겨울이면
관곡지 둘레에 소복이 눈이 쌓인 날
말없이 덮인 세월 위로
사계절의 숨결이
더욱 또렷하여
이곳은 한 폭의 그림처럼
하늘과 땅이 함께 빚은
고요한 노래라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