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병오년(丙午年)을 맞아 증산도의 지도자인 안경전 종도사가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시대 선언을 내놓았다. 그는 “병오년은 AI 문명을 넘어 빛의 인간 아리랑이 출현하는 해”라고 규정하며, 기술 중심 문명에서 인간 중심 문명으로의 대전환을 예고했다.
이번 신년사는 단순한 종교적 메시지를 넘어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시대 흐름 속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를 재정의하려는 담론으로 읽힌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가 일상화되고, 산업 전반에서 자동화가 가속화되는 현실 속에서 인간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점점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위에서 나온 ‘빛의 인간’ 선언은 기술 낙관론과 기술 불안론 사이에서 또 다른 해석의 축을 형성한다.
2026년은 글로벌 AI 산업이 본격적인 자율 시스템 단계로 진입하는 시기로 평가된다. 국제 데이터 기업 가트너(Gartner)는 향후 몇 년 안에 AI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이 기업 경영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미 의료, 금융, 국방, 교육 분야에서 인간의 판단을 보조하거나 대체하는 시스템이 확대되는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인간의 역할 축소라는 불안을 동반한다. 안경전 종도사는 이 지점에서 ‘AI 문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물질·기술 중심 문명이 극점에 도달했음을 지적했다. 그는 인간의 내면적 각성과 영적 성숙이 병행되지 않으면 문명의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술 자체를 부정하는 관점이라기보다, 기술 위에 서는 인간의 의식 수준을 문제 삼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결국 핵심은 도구가 아니라 그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의 방향성이라는 메시지다.

안경전 종도사는 ‘빛의 인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인간이 단순한 생물학적 존재를 넘어 우주 질서와 연결된 존재라는 세계관을 제시했다. 이 개념은 동양 전통 사상과도 맞닿는다. 인간을 천지와 연결된 존재로 보는 유교·도교적 관점, 깨달음을 통해 본성을 회복한다는 불교 사상과도 일정 부분 교차한다. 다만 증산도는 이를 우주 1년 사상과 후천개벽 담론 속에서 근본적인 해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독자성을 갖는다.
빛의 인간은 결국 기술 능력이 아닌 정신적 완성도를 기준으로 정의되는 인간상이다. AI가 계산과 예측을 담당하는 시대일수록 인간은 통찰과 공감, 깨달음이라는 차별성을 갖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문제 제기다. ‘아리랑’은 한국을 대표하는 민요이자 정서적 상징이다.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리랑은 한민족의 한과 극복, 공동체 의식을 담고 있다.
안경전 종도사가 사용한 ‘아리랑 인간’이라는 표현은 한국적 정신문화가 미래 문명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그는 동서 문명이 충돌과 갈등을 반복해 온 역사를 넘어 조화와 상생의 문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디지털 인프라와 전통문화가 동시에 강한 국가다. 초고속 통신망, AI 연구 역량, 동시에 깊은 공동체 문화와 역사적 서사를 지닌 사회다. 이러한 이중적 정체성은 미래 문명 담론에서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아리랑 인간’은 고난을 넘어서는 회복력, 공동체 연대, 조화의 가치를 내포하는 개념으로 해석된다. 이는 경쟁 중심 글로벌 체제 속에서 새로운 가치 모델을 제시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번 신년사는 종교계 내부 메시지에 머물지 않고, 기술 문명과 인간성 회복이라는 보편적 화두를 던졌다. 특히 AI 윤리, 인간 중심 기술 개발, 디지털 격차 문제 등 현재 국제 사회가 직면한 이슈와도 연결 지점이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역시 인간 중심 AI 개발을 주요 과제로 제시해 왔다. 기술이 인간을 보조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은 국제적 합의가 형성되는 흐름이다. 안경전 종도사의 선언은 이러한 글로벌 담론과 맥을 같이하면서도 영적 차원의 해석을 덧붙인 사례라 할 수 있다. 2026년 병오년을 ‘빛의 인간 아리랑’의 해로 규정한 이번 신년사는 기술문명과 인간문명의 균형을 묻는 선언이다. AI가 빠르게 확산되는 시대에 인간의 본질을 재정의하려는 시도는 단순한 종교적 메시지를 넘어 시대적 질문으로 확장된다.
결국 핵심은 인간의 선택이다. 기술은 방향성을 갖지 않는다. 방향을 정하는 것은 인간의 의식과 가치관이다. ‘빛의 인간’이라는 표현은 추상적 표현으로 보이나 증산도에서는 빛꽃 명상수행을 수차례 진행하고 있다. 그 안에서 심신을 치유하는 사례자들을 통해 인간 중심 문명으로의 전환의 메시지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AI를 넘어서는 것이 기술을 부정하는 일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스스로를 다시 바라보는 과정일 수 있다. 병오년 2026년이 그 전환점이 될지, 하나의 상징적 선언으로 남을지는 사회 전체의 선택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