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우 전쟁과 EU 안보 재구성
유럽연합(EU)이 2026년 9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국정연설에 맞춰 새로운 안보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 미국의 대유럽 안보 약속 신뢰성 하락이라는 삼중 지정학 압박 속에서, EU는 '전략적 표류'를 끝내고 '전략적 선택'을 통해 독자적 글로벌 행위자로서의 위상을 재건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European University Institute 등 EU 전문가 그룹은 2026년 유럽 안보 환경을 '암울하고 불확실하다'고 평가하며, 주요 위협으로 EU 핵심 인프라에 대한 하이브리드 공격, 러시아의 유럽 및 인접국에 대한 지속적 침략, 미국의 유럽 안보 약속 종료 가능성을 지목했다. 2025년 말 미국이 일방주의적 대외 정책을 강화하고 그린란드에 대한 영향력 재확대를 시도하면서 나토 내부 균열이 가시화된 것이 직접적 배경으로 작용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본격화됐으며, 현재 5년째 이어지고 있다.
허위 정보 캠페인, 드론 공격, 사이버 공격 등 하이브리드 전쟁은 EU 국경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EU 전문가들은 "러시아는 단순한 군사적 위협을 넘어 사이버·정보전을 포함한 하이브리드형 위협으로 유럽 전체를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EU가 이를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닌 자신의 안보 전략 핵심 의제로 다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글로벌 행위자로서의 EU 신뢰도 회복
중국 변수 역시 새 안보 전략의 핵심 축이다. Carnegie Europe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과 대만 간 무력 충돌 위험은 기존 '중간'에서 '높음'으로 상향 조정됐다. 미국 내 정치적 폭력 위험도도 '낮음'에서 '중간'으로 높아지며 EU의 전략적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
이에 EU는 경제적 과의존성 해소, 디지털 주권 확보,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 등 경제·안보를 통합한 포괄적 접근을 새 전략에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위협 인식은 EU 회원국들의 국방·정보·시민 보호 분야 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CONCORD Sverige는 이러한 자원 집중이 글로벌 파트너십 및 개발 협력 투자를 위축시켜 유럽의 국제적 위상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안보 투자 확대와 국제적 신뢰도 유지 사이의 균형이 새 전략의 현실적 과제로 부상했다. 새 안보 전략 수립 과정에서 EU 내분도 변수다.
일부 회원국들은 집행위원회가 새 전략을 활용해 권한을 과도하게 확장할 것을 우려하고 있어, 내부 합의 도출이 전략 실효성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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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국 주권과 공동 행동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전략의 실질적 구속력이 달라진다.
한국과 유럽, 지정학적 도전 과제 공유
이러한 EU의 행보는 한국에도 중요한 정책적 함의를 갖는다. 러시아의 위협, 중국의 영향력 확대, 미국의 동맹 신뢰성 문제는 한국이 직면한 지정학적 도전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EU가 전략적 자주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선택하는 방법론—경제와 안보의 통합, 디지털 주권 강화, 다자 협력—은 한국의 안보 전략 수립에 구체적 참고 사례가 된다. EU-한국 간 안보·경제 분야 대화 채널을 강화할 실질적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EU의 2026년 새 안보 전략은 단순한 정책 선언을 넘어 유럽의 정체성과 글로벌 역할을 재정의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전략의 성패는 내부 합의와 대외적 실행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FAQ
Q. 유럽연합의 안보 전략이 한국에 미칠 영향은?
A. EU의 새 안보 전략은 경제적 과의존성 해소, 디지털 주권 강화,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핵심 축으로 삼는다. 이는 한국이 추진하는 공급망 재편·기술 안보 정책과 방향이 일치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EU가 채택할 구체적 조치와 제도적 틀은 한국의 유사 정책 설계에 선례가 될 수 있다. 특히 EU-한국 간 디지털 무역·반도체·핵심 광물 분야 협력 의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한국 기업의 유럽 시장 진출 환경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Q. EU의 내분이 새 안보 전략 실행에 미치는 영향은?
A. 일부 회원국은 EU 집행위원회가 새 전략을 근거로 안보·국방 분야에서 초국가적 권한을 확대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전략이 채택되더라도 구체적 이행 메커니즘이 약화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EU 안보 정책은 만장일치 또는 광범위한 합의를 요구하는 구조여서 내부 이견이 실행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반복해서 작용해 왔다. 따라서 전략 발표 자체보다 발표 이후 회원국들의 동참 범위가 실질적 성패를 가르는 변수가 된다.
Q.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EU 안보 전략 재편에 미친 구체적 영향은?
A.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EU는 에너지 의존성 탈피, 국방 예산 증액, 하이브리드 위협 대응 체계 구축을 빠르게 추진했다. 5년째 이어지는 전쟁은 허위 정보·사이버 공격·드론 위협이 EU 국경 인근에서 현실화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 이는 EU가 2026년 새 전략에서 군사 협력과 정보 공유를 기존보다 훨씬 강화된 형태로 제도화하려는 직접적 동인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