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토리묵 이야기 3
“안녕? 다람쥐야, 도토리를 좀 얻을 수 있겠니?”
다람쥐는 고개를 들고 배추흰나비를 바라보며 물었어요.
“나비가 왜 도토리를 얻으려고 하니?”
배추흰나비는 진이와 할머니의 딱한 이야기를 했어요.
다람쥐는 배추흰나비를 노려보며 얘기했어요.
“그래도 싫어. 왜 내 도토리를 줘야 하니?”
배추흰나비는 다람쥐가 왜 사람들을 미워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다람쥐는 배추흰나비가 날아가지 않고 머리 위를 빙글빙글 돌자 배추흰나비에게 얘기했어요.
“사람들이 숲에 들어와 돈이 된다면 나무와 동물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열매들을 모조리 싹 쓸어갔어.”
“그랬구나, 많이 힘들었구나.”
배추흰나비는 다람쥐의 얘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다람쥐의 마음을 이해해 주었어요.
배추흰나비는 조심스레 다람쥐에게 말을 건넸어요.
“그래도, 꽃과 나무를 함부로 하는 나쁜 사람들이랑 똑 같이 행동하는 것보다 우리는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다람쥐는 배추흰나비의 간절한 얘기에 작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어요.
“휴~ 그래, 마음씨 좋은 진이할머니를 도와줄게.”
배추흰나비는 날개를 팔랑 거리며 대답했어요.
“고마워, 정말 고마워 다람쥐야.”
노랑나비와 배추흰나비는 나비들에게 날아갔어요.
둘, 셋씩 짝을 지어 나비들은 다람쥐 곁을 돌며 파닥 거리고 있었어요.
나비들 모두 자기 일처럼 열심히 도토리를 모우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며 노랑나비와 배추흰나비는 힘이 났어요.
“쪼르르~ 쪼르르~~”
“쪼르르~ 쪼르르~~”
다람쥐들이 도토리를 물고 달려가고 있어요.
산책을 하던 아저씨는 다람쥐들이 도토리를 물고 가는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숲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
아저씨는 산책길에 보았던 일을 마을 사람들에게 알렸어요.
아주머니 한분도 자기도 본 일을 애기했어요.
“나비들이 다람쥐 옆으로 날아다니며 무슨 얘기를 하는 것 같았어요.”
마을 사람들은 나비와 다람쥐들이 왜 이상한 행동을 하는지 궁금해 했어요.
그리고 다람쥐들이 자기들 먹이도 부족할 텐데 도토리를 물고 마을로 오는 게 더 이상한 일이라고 속닥거렸어요.
한참을 생각하던 가게 아주머니가 이마를 탁치며 말했어요.
“며칠 전 진이가 와서 도토리묵을 사가며 ‘할머니가 이 도토리묵을 드시고 낳으면 좋겠어요.’ 란 말을 했어요.”
가게 아주머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른 아주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요.
“맞아, 진이할머니가 많이 아파서 진이가 풀 죽어 산으로 도토리를 주우러 다닌다고 했어.”
“세상에나, 진이의 착한 마음이 하늘을 움직인 거야.”
한참의 시간이 지났어요.
진이네 집으로 나비와 다람쥐들이 들락거리며 도토리들이 차곡차곡 모아 갔어요.
진이는 손을 만지작거리며 말했어요.
“노랑나비야, 사실은 난 도토리묵을 만들어 본 적이 없어.”
노랑나비는 진이의 말을 듣고 어디론가 날아갔어요.
“나비야, 다람쥐야, 정말 고마워.”
그 때였어요.
진이는 나폴 거리며 들어오는 노랑나비를 보자 기뻐 말했어요.
“노랑나비야, 어디를 갔다 오니?”
노랑나비는 하얀 머리를 모자로 감춘 이웃집할머니와 정원으로 들어왔어요.
이웃집할머니는 바구니에 도토리를 주워 담고 있는 진이를 보며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말했어요.
“노랑나비가 자꾸 어른거려서 따라 왔는데 이 도토리들 때문이구나.”
진이는 반갑게 이웃집할머니 손을 잡으며 말했어요.
“예, 맛있는 옛날 도토리묵을 만들고 싶어요.”
어느 사이에 드디어 맛있는 도토리묵이 완성되었어요.
진이는 얼른 할머니께 갖다드렸어요.
할머니는 도토리묵을 한 입 베어 맛보고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어요.
“정말 맛있는 도토리묵이야. 이제야 살 것 같아.”
진이할머니는 도와주러 온 이웃집할머니의 손을 잡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어요.
“고맙긴요, 할머니 손녀 진이가 한 일인 걸요.”
도토리묵을 맛있게 먹은 할머니는 거짓말처럼 병이 말끔히 나았어요.
훌훌 털고 일어난 할머니는 진이와 쉼터에 올라가고 있어요.
“나폴 나폴”
“살랑 살랑”
나비들이 날갯짓을 해주며 뒤 따라 오고 있어요.
“쪼르르 쪼르르”
다람쥐들도 달려 나와 쪼그만 손을 흔들어 주었어요.
진이와 할머니도 손을 흔들며 웃음꽃이 함박 피어났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