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모두 섬이다. 저마다의 스마트폰이라는 작은 섬에 갇혀, 타인의 삶을 익명의 댓글로 소비하고, ‘좋아요’라는 공허한 메아리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으려 한다. 관계는 피상적이 되고, 공동체는 해체되며, 현대인의 영혼은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외로움과 불안에 신음한다.
바로 그때, 우리는 지구 반대편, 모래바람 이는 땅에 사는 한 아랍인의 삶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이문화 소개가 아니라, 우리가 잃어버린 것, 그리고 우리가 찾아야 할 것에 대한 준엄한 영적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아랍 사회의 심장은 ‘가족’과 ‘부족’이라는 이름으로 뛴다. 그들에게 ‘나’는 ‘우리’ 안에 있을 때 비로소 온전해진다. 개인의 정체성은 혈연과 지연으로 엮인 거대한 공동체의 서사 속에서 그 의미를 찾는다.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누는 대가족의 풍경, 그것은 어쩌면 하나님이 태초에 인간을 지으시며 의도하셨던 관계의 원형일지 모른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시편 133:1). 우리는 이 말씀이 문자 그대로 살아 숨 쉬는 현장을 그들에게서 본다.
개인의 성공이 곧 가문의 영광이 되고, 한 사람의 실패가 공동체의 아픔이 되는 그곳에서, 우리는 이기적 개인주의의 칼날에 베이고 찢긴 우리 사회의 맨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그들의 강한 소속감은, 소속될 곳 없어 방황하는 현대인의 심리적 불안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들의 삶 깊숙한 곳에는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갈증이 흐른다. 이슬람이라는 종교는 그들의 법과 관습, 일상과 내면을 지배하는 절대적 기준이다. 하루 다섯 번, 정해진 시간에 창조주를 향해 엎드리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신을 잊고 물질과 성공을 향해 절하며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우상숭배를 본다. 물론 그들이 찾는 길과 우리가 믿는 길은 다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간은 영적인 존재이며, 절대자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진리를 그들은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도 바울이 아테네에서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새긴 제단을 보며, 그들의 종교심을 인정했듯(사도행전 17:23), 우리는 아랍인들의 깊은 신앙심 속에서 하나님을 향한 보편적 탐구의 그림자를 발견한다. 그들의 영혼 깊은 곳에서 울리는 ‘알라’를 향한 외침은, 실은 아버지를 잃고 헤매는 아들의 울부짖음과 다르지 않다.
그들에게는 ‘명예’와 ‘체면’이 목숨처럼 중요하다.
이는 개인과 가족의 사회적 가치를 지키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다. 율법과 규칙을 통해 의를 이루고, 사람들의 인정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이 모습은, 율법 아래 신음하던 이스라엘의 옛 모습과 겹쳐진다. 명예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하고, 체면이 깎일까 두려워 전전긍긍하는 그 삶의 무게는 얼마나 고단한가. 그 심리적 압박감 속에서, 우리는 오직 행위로 구원받으려 애쓰는 모든 인간 영혼의 실존적 고통을 본다.
바로 이 지점에서 복음은 빛을 발한다. 우리의 명예는 세상의 평가나 나의 노력이 아닌,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일에 근거한다.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로마서 8:1). 이 참된 자유와 해방의 소식이 그들에게 얼마나 절실한가.
오늘날 아랍의 젊은이들 역시 우리와 똑같은 고민 속에 살아간다. 치열한 경쟁, 불투명한 미래, 사회적 불의 앞에서 분노하고 좌절한다. ‘아랍의 봄’을 이끌었던 소셜 미디어 속 외침은 정의와 자유를 향한 인간의 본원적 갈망을 보여준다.
그들은 석유와 달러만으로 채울 수 없는 영혼의 허기를 느끼며, 전통과 현대성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 이는 곧,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년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우리는 아랍 사회를 더 이상 나와 상관없는 낯선 세상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그들의 강한 공동체 의식은 흩어진 우리를, 그들의 종교적 열정은 잠든 우리의 신앙을, 그들의 명예를 향한 갈망은 값싼 은혜에 안주하는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하나님의 사인이다. 그들의 삶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던지는 거대한 질문이다. "너의 ‘우리’는 누구이며, 너는 무엇을 위해 살고, 너의 명예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스테레오타입을 깨는 아랍 사회의 놀라운 진실 4가지
아랍 사회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은 종종 사막의 모래와 유정의 불꽃, 그리고 베일의 신비에 갇혀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편적인 이미지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걸쳐 펼쳐진 복잡하고 역동적인 현실을 얼마나 가리고 있을까?
이번에는 우리가 흔히 갖는 고정관념을 넘어, 현대 아랍 사회를 형성하는 네 가지 놀랍고 중요한 변화의 흐름을 살펴본다.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지금 아랍 사회는 전통과 현대성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 생생한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첫째, '아랍'은 하나가 아니다: 놀라운 지역적, 종교적 다양성.
많은 사람이 '아랍 세계'를 하나의 문화권으로 묶어 생각하지만, 이는 거대한 착각이다. 실제 아랍 사회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걸쳐 각기 다른 역사, 문화, 경제적 조건을 가진 다양한 국가들의 집합체다.
석유 자본으로 세워 올린 걸프 지역의 초현대적 마천루와, 수 세기 동안 무역과 관광으로 번성해 온 북아프리카의 고대 도시 시장 풍경은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정치적으로도 절대 왕정이 굳건한 국가가 있는가 하면, 공화국의 길을 걷는 나라도 있다. 이슬람이 지배적 종교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기독교도와 유대교도 공동체가 공존하며 고유의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아랍 사회의 내재적 다양성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그들을 제대로 파악하는 첫걸음이다.
둘째, 전통과 변화의 교차점: 교육받는 여성들이 바꾸는 미래
전통적으로 아랍 사회에서 남성은 경제적 책임을, 여성은 가사와 양육을 담당하는 역할 구분이 뚜렷했다. 그러나 이러한 구도는 지금 거대한 변화의 파도 앞에 서 있으며, 그 중심에는 바로 교육받은 여성들이 있다.
최근 수십 년간 여성의 교육 수준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노동 시장 참여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여성의 사회적·경제적 지위는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이는 개인의 자아실현을 넘어, 아랍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가족 중심주의와 때로는 긴장 관계를 형성하며 사회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거대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아랍 여성들의 행보는 곧 아랍 사회 전체의 미래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라 할 수 있다.
셋째, 스마트폰이 사회를 흔들다: 소셜 미디어의 막강한 영향력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확산은 아랍 사회의 정보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는 단순한 기술의 진보를 넘어, 수 세대 동안 국가가 독점하던 정보의 물줄기를 대중의 손으로 돌려놓은 혁명이었다.
그 가장 극적인 사례가 바로 2010년 '아랍의 봄'이다. 이전에는 억압되었던 목소리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조직되고 연대하며, 견고해 보였던 권위주의에 균열을 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은 외부에서 보기에 폐쇄적으로 보일 수 있는 사회의 변화를 내부로부터 가속화하고, 특히 젊은 세대에게 전례 없는 목소리와 영향력을 부여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넷째, 빛과 그림자: 아랍 청년 세대의 기회와 좌절
아랍 사회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청년 세대를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수십 년간 교육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면서,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과거 어느 세대보다 더 많은 지식과 기회를 손에 쥐게 되었다. 이는 사회 발전의 명백한 원동력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깊은 그림자가 존재한다. 높은 교육 수준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청년 실업은 여전히 아랍 사회가 풀어야 할 가장 심각한 숙제로 남아있다.
이 '교육과 고용의 불일치'가 빚어내는 딜레마야말로 가장 불안한 지점이다. 높은 교육 수준으로 비판적 사고를 갖추고 소셜 미디어라는 강력한 도구까지 손에 쥔 청년 세대의 좌절은, 단순한 실업 문제를 넘어 사회 변혁의 가장 강력한 잠재적 뇌관이 되고 있다.
이런 네 가지 흐름은 아랍 사회가 고정된 전통 사회가 아니라, 지역적·종교적 다양성 속에서 여성의 역할, 디지털 기술, 청년 세대의 문제 등 복잡한 변수들이 얽히며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공간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전통과 현대라는 두 거대한 힘이 충돌하고 융합하는 이 역동적인 땅에서, 아랍 사회는 과연 어떤 균형점을 찾아 나갈 것인가? 그 거대한 전환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고정관념의 렌즈를 깨끗이 닦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