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드라이버 샷과 정확한 퍼팅 소리가 가상 공간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이곳은 잔디밟기 금지 표시가 없는, 누구나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골프장이다. 지난 15일, 전 세계 골프 애호가들이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한자리에 모인 ‘세계 소아암 돕기 온라인 가상 골프대회’가 열렸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파이커스코리아의 유경란 대표가 참가해 의미를 더했다.

대회는 메타버스 플랫폼 ENGAGE에서 시작되었다. 참가자들은 먼저 미국 회사 SN1이 준비한 가상 전시관에 모여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교류한 후, VR 골프 앱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라운딩을 진행했다. 이처럼 하나의 대회 안에서 전시 감상과 스포츠 경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은 오직 가상 공간에서만 가능한 경험이다.
유경란 대표는 "평소 즐겨 사용하는 Golf+에 비해 조작감이나 물리감이 부족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대회의 진정한 가치는 기술적 완성도가 아닌, 새로운 문화의 시작에 있다고 강조했다. "완벽한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전 세계 사람들이 VR에서 같은 목적을 가지고 하나의 대회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라는 그의 말에서 이 행사의 본질을 읽을 수 있다.
유 대표는 VR 골프의 미래에 대해 흥미로운 전망을 제시했다. "이제는 누구나 온라인에서 자신의 골프장을 보유할 수 있는 시대"라며, ENGAGE 플랫폼 안에 사용자 제작 골프장이 등장하고 커뮤니티가 형성될 가능성을 예고했다. 이는 VR 스포츠가 단순한 체험을 넘어 사용자들이 직접 공간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대회는 참가비 전액(100달러)이 소아암 환아 지원에 사용되는 기부형 이벤트였다. 주최사 Ready Player Golf는 매년 VR 기반 대회를 통해 지속적인 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물리적 이동이 필요 없는 '그린 스포츠'로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전 세계인이 함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스포츠 모델로 주목받을 만하다.
유 대표는 "한국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알리고 싶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VR 골프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스포츠, 문화, 기부를 연결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분야다.
이번 대회는 기술의 완벽함을 넘어 인간의 연결과 나눔을 증명하는 장이었다. 내년에는 더 많은 한국인들이 이 특별한 가상 공간에서 세계인과 어울리며 스포츠의 즐거움을 나누고, 소중한 기부의 일원이 되길 기대해 본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