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산동 골목을 처음 찾는 이들이 가장 먼저 놀라는 것은 사람의 발걸음보다 자동차의 흐름이 더 어지럽다는 사실이다. 오래된 골목 특유의 협소한 도로는 차량 운행이 쉽지 않아, 이곳에서는 ‘홀짝제 주차’가 지난 11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과 상인들은 날짜에 따라 골목 한쪽에 차를 세우고, 다음 날이면 반대편으로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을 반복한다. 공간의 부족은 단지 불편함에 그치지 않았다. 상권은 주차 불편 때문에 고객 발걸음을 잃었고, 일부 상가는 이를 이유로 문을 닫아야 했다.
그러나 이 오래된 문제는 우산동이 앞으로 풀어가야 할 도시재생의 방향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홀짝제 주차가 사라질 수 있는 단 하나의 해법, 바로 ‘공용주차장 건축’과 ‘상인 공동 협력’이다. 주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상권은 다시 살아날 수 없고, 상권이 살아나지 않으면 문화적 실험 또한 뿌리를 내릴 수 없다. 이 두 가지는 결국 하나의 문제이자 하나의 해결책이었다.

낡은 모텔에서 시작되는 재탄생의 신호
그런 주차 문제로 오랜 시간 고전한 우산동 한복판.
그곳에 낡은 모텔 건물이 조용히 새로운 숨을 틔우고 있다. 과거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이 건물은 한때 지역 유흥문화의 중심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방치되다시피 한 장소가 되었다. 그러나 최근 이곳이 문화 공간, 창작의 거점으로 재탄생하기 위한 공사가 시작되었다.
겉은 낡았지만 뼈대가 견고한 건물. 오랜 세월 사람들을 맞이했던 복도와 벽은 새로운 역할을 위해 다시 다듬어지고 있었다. 도시는 과거를 덮어버리고 새로운 것을 올리는 방식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오래된 것 위에 다른 숨을 더하는 방식으로 진화한다. 모텔의 재탄생은 그런 도시재생의 교과서 같은 장면이었다.
몰락한 유흥가라는 오해, 잠든 보석이라는 진실
우산동의 한때 번화했던 유흥가는 오랫동안 ‘몰락했다’는 말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이 골목은 완전히 죽은 것이 아니라, 단지 시간이 잠시 멈춰 있었던 공간에 가까웠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기자 상점의 문도 닫히고 불빛은 희미해졌지만, 골목이 가진 잠재력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도시재생은 이러한 ‘잠든 잠재력’을 깨우는 작업이다. 버려진 것이 아니라 잊혀진 것. 사라진 것이 아니라 활용되지 않은 것. 이 골목은 마치 빛을 기다리는 보석처럼 조용히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선 인물로 우산동 서방골상인회 김기현 회장 우산동 도시재생 이야기를 하며 빼놓을 수 없는 이가 있다.
바로 우산동 서방골상인회 김기현 회장이다. 그는 한때 이곳을 찾던 고객의 형태, 상권의 흐름, 그리고 골목의 정체성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이다. 하지만 그의 역할은 단순한 상인회장에 그치지 않는다.
오랜 시간 공예작가로 활동하며 손끝으로 창작을 이어온 예술가, 카페와 호프, 두 개의 상권을 운영하며 지역 경제 구조를 몸으로 이해한 사업가, 골목의 미래를 상상하고 실천에 옮기려는 기획자이기도 하다.

그는 늘 우산동을 ‘쇠락한 유흥가’가 아니라 “잠시 멈춘 창작의 거리”로 보았다.
누군가는 낡았다고 말한 건물이 그에게는 또 다른 문화의 그릇으로 보였고, 누군가는 죽었다고 말하는 상권이 그에게는 잠시 쉬고 있는 생명체처럼 보였다.
김 회장은 오래전부터 “이 거리는 결국 책방의 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책이 들어오면 작가가 오고, 작가가 오면 창작 공간이 생기고, 창작 공간이 생기면 젊은 사람들이 모인다. 그는 이 단순한 진리를 누구보다 먼저 이해하고 실천에 옮긴 사람이다.

책방으로 다시 살아나는 골목
광주 최초 포도책방의 재탄생은 김기현 회장과 우산동의 변화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책방은 단순히 책을 파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이 머무는 이유를 만드는 공간이다.
책방이 들어오는 순간 골목은 변하기 시작한다.
사람이 멈추고, 대화가 생기고, 커피 향이 골목 끝까지 퍼지고,
창작자들이 작업복을 입고 이 거리를 걷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상권을 다시 깨운다.
책은 사람을 끌어오고, 사람은 또 다른 상권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광주포도책방이 낡은 모텔을 기반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일이 상징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홀짝제 주차 문제를 넘어, 함께 만드는 변화

그러나 이 도시재생의 변화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홀짝제 주차 문제다.
문화 공간이 늘어나고 방문객이 많아질수록 주차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고, 이는 다시 상권 활성화를 가로막는 장벽이 될 것이다.
이 문제의 해답은 명확하다.
첫째, 공용주차장 건축. 둘째, 상인들의 협력과 공동 운영.
김기현 회장은 이 두 가지를 ‘도시재생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말한다.
주차 문제가 해결되어야 골목의 흐름이 안정되고, 안정된 흐름이 있어야 문화 공간 또한 지속된다. 문화는 공간 위에서 피어나고, 공간은 방문객의 이동을 기반으로 유지된다. 결국 두 요소는 분리될 수 없다.
상인이 함께 움직일 때 도시재생은 완성된다
공용주차장은 단순히 차량을 세우는 공간이 아니라 상인들의 의지를 모으는 중심 시설이 될 수 있다.
우산동이 변화하려면, 책방만 잘 되어도, 카페만 인기를 끌어도, 한 작가의 작업실만 유명해져도
결국 골목 전체의 변화는 오지 않는다.
상권 전체가 움직여야 하고, 그 움직임은 결국 상인 각각의 참여와 협력에서 나온다.
김기현 회장은 이런 점에서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직접 창작 활동을 하면서도 상권 운영을 병행한 이유는 단 하나,
“우산동이 가진 잠재력을 제대로 깨워보고 싶어서”였다.

잠든 골목이 다시 깨어나는 날
광주포도책방의 공사 소리가 울리는 지금, 우산동은 오래된 껍질을 벗고 새로운 길을 준비하고 있다.
낡은 모텔에서 시작된 변화는 주차장 문제 해결, 상인 협력 체계 구축, 창작 생태계 조성으로 이어지며 점점 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나는 이 골목을 걸으며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도시재생은 장소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일이다.”
우산동이 지금 그 길을 걷고 있다.
몰락한 유흥가라고 불렸던 골목은 이제 창작과 문화의 길로 다시 태어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오래된 건물을 깨우는 사람들, 그리고 그 변화를 믿는 상인들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순간을 이렇게 기록하고 싶다.
“잠든 보석 같은 골목은 결국, 누군가의 손에 의해 다시 빛난다.”
그 빛이 지금 우산동에서 새롭게 깨어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