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하루가 빠르게 흘러갈수록 마음이 어디에서 흔들리고 어디에서 잠시 멈추는지 알지 못한 채 지나갈 때가 있다. 차갑게 느껴지는 말 한 줄에도 마음이 움츠러들고, 반대로 따뜻한 눈빛 하나가 괜스레 위로가 되는 순간도 있다. 그래서 가끔은 삶의 속도를 천천히 늦추고 마음의 결을 조용히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전준석의 ON 시(詩)그널’은 그런 시간 속에서 독자와 함께 머물기 위해 만들어진 칼럼이다. 35년 동안 경찰 현장에서 약자를 보호하고 인권과 조직문화를 지켜온 시선으로, 일상에서 쉽게 놓치고 지나가는 감정의 온도를 시(詩)를 통해 다시 비춰보고자 한다. 시가 전해오는 작은 떨림이 하루의 방향을 부드럽게 바꿔줄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함께 이 글을 시작한다.

그대
화려하게
꾸미지는 않았지만
그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_임옥례
짧은 시 안에서 시인은 화려함을 먼저 떠올리게 하면서도, 그 화려함이 꼭 아름다움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조용히 말하고 있다. 꾸미지 않았다는 표현은 겉모습의 단순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본래 결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장치처럼 느껴진다. 그대가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만큼 더 깊이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있다는 뜻이다. 시인이 바라본 아름다움의 기준은 외형보다 마음에 닿는 온도에 가까워 보인다.
우리가 누군가를 떠올릴 때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요란한 말보다 담백한 행동이 오래 남고, 꾸민 표정보다 무심한 듯 진심이 드러나는 순간이 더 깊게 기억된다. 시 속에 등장하는 그대가 어떤 모습인지 시인은 설명하지 않지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왜 아름답다고 느끼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누군가의 외모나 말투가 아니라, 그 사람이 지닌 마음의 방향과 존재의 결이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시는 한 줄 한 줄에 담아두었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이런 모습은 자주 드러난다. 잘 보이기 위해 과하게 꾸미는 태도보다, 있는 그대로 다가오는 진심이 관계를 편안하게 만든다. 진심은 화려하지 않지만 따뜻하고,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다. 특히 일상 속에서 무심하게 건넨 행동 하나가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 안에 꾸밈 없는 결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시 속 그대가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고 불리는 것도 결국 그런 진심에 대한 발견이다.
이 시는 짧지만 큰 울림을 남긴다. 사람은 결국 마음의 결로 서로를 기억한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화려함보다 담백함이 오래 남고, 과한 표현보다 조용한 마음이 더 깊이 스며든다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진실을 시인은 담담한 문장 속에 놓아두었다. 그대가 아름다운 이유는 꾸미지 않아서가 아니라, 꾸밀 필요가 없을 만큼 진심이 선명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하루, 시를 읽으며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다면 좋겠다. 말 한마디보다 마음이 먼저 생각나는 사람, 화려하지 않아도 편안함을 남겨주는 사람. 관계의 온도는 결국 꾸밈 없는 곳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이 시는 조용히 일러주고 있다.
시인 프로필

임옥례 시인은 일상과 마음의 결을 담담하고 절제된 언어로 표현하는 감성 시인이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 속에 관계와 삶의 본질을 포착하는 시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미리내아뜰리에 대표, 한국일요화가회 회장, 한국여성미술협회 사무국장, 한국캘리그라피예술협회 연구원, 한국여성캘리그라피작가협회 감사이다. 오사카 우수작가 초대전 한국미술관, 시와 함께 떠나는 캘리여행전, 강동 모란초대작가전, 2022년 한국여성미술협회 회원전, 아우름 초대작가 초대전, 2023년 한글길이보전하세 단체전(인사아트프라자), 교토왕립미술관 한글길이보전하세 초대전, 을지미술관 보고느끼고감동하고 개인전, 2024년 ‘무궁화글꽃이 피었습니다’ 단체전, ‘글꼴아리랑’, 한국캘리그라피예술협회단체전(인사아트프라자), 오사카 왕미술관 초대전 2025 을지미술관, ‘생각으로핀 꽃’ 캘리그라피 개인전 등에 참여했다.
저서로는 ‘생각으로 핀 꽃’, ‘감성을 마시는 시간 16詩’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