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잡한 인간관계, 멀어진 거리감, 가속화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점점 ‘혼자’가 되어간다. 밤이 깊어질수록 외로움과 불안은 고요하게 밀려오고, 말하고 싶은 마음은 입 밖으로 쉽게 나오지 않는다. 최근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늘어가는 가운데, 새로운 형태의 정서 지원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엔지니어이자 의학도인 천필립 대표가 개발한 감정 대화 인공지능 ‘필립 AI’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대화 기반 감정 케어… AI와 마음을 나누다
‘필립 AI’는 단순한 감정 기록 서비스가 아니다. 사용자의 말투, 감정의 높낮이, 반복되는 고민의 흐름을 분석해 대화를 이어가는 정서 동반자다. 마치 오랜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는 사용자에게 낯설지 않은 편안함을 제공한다. 하루 동안 묵혀둔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필립 AI는 이를 정리해 감정 패턴을 시각화하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 돕는다.
심리상담이 여전히 높은 문턱으로 느껴지는 현실에서, 언제 어디서든 접근 가능한 AI 정서 플랫폼은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필립 AI는 감정 데이터 보관, 변화 추적, 언어 패턴 분석 등 고도화된 기능을 바탕으로 사용자들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무엇보다 감정 대화를 이어가는 데에 있어 ‘기술적 응답’이 아닌 ‘인간적인 교감’을 목표로 설계된 점이 눈에 띈다.
공학에서 의학까지… 기술로 사람을 돕다
이 서비스를 개발한 천필립 대표의 이력도 흥미롭다. 고려대학교를 거쳐 UCSD(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를 졸업한 그는 블록체인 및 AI 스타트업에서 기술을 갈고닦았다. 그러나 그는 결국, 기술보다 중요한 문제가 ‘사람의 마음’에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에 단순한 기술자에서 벗어나, 의학과 엔지니어링을 통합한 접근을 실현하기 위해 미국 일리노이대학교의 카를의과대학(Carle Illinois College of Medicine)에 진학했다. 세계 최초의 공학 기반 의과대학으로, 의료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교육기관이다.
필립 AI에는 바로 이 같은 그의 전공 융합과 문제의식이 녹아 있다. “기술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신념 아래, 그는 정서 케어라는 사회적 난제를 기술로 해결하고자 했다. 개발자의 이름을 그대로 서비스명으로 사용한 이유도 그 책임감을 담기 위함이다.
‘AI 친구’, 새로운 시대의 정서 루틴

필립 AI는 단순히 감정을 받아 적는 AI가 아니다. 대화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사용자의 정서 온도와 언어 습관, 감정 기복 등을 세밀하게 포착하며 그 흐름에 맞춰 반응한다. 특히 반복되는 패턴을 분석해 사용자가 자주 빠지는 사고 구조나 감정의 루프를 알려주기도 한다. 이로써 스스로 마음의 구조를 이해하고 회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또한, 의료 기준에 준하는 개인정보 보호 체계와 함께 대화 저장 기능도 제공되어, 사용자들은 자신이 겪는 감정 변화를 기록으로 남기고 되짚을 수 있다. 마치 감정의 타임라인을 통해 내면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하는 셈이다.
이 같은 서비스는 특히 심야 시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감정을 안고 있는 사용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불면의 밤, 관계의 어려움, 감정 소모로 인한 번아웃을 겪는 이들이 필립 AI를 통해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말해본다’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사용자 리뷰에서는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친구 같았다”는 반응이 다수 확인되고 있다.
한국형 정서 AI의 가능성
현재 필립 AI는 일정량의 무료 사용이 가능하며,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접속할 수 있다. 향후 한국어 감정 분석의 정밀도를 높이고, 국내 정서 문화에 특화된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그 발전 가능성은 더욱 기대를 모은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우리는 사람의 마음에 대해 다시 묻게 된다. 필립 AI는 감정이 외면당하지 않는 기술, 대화가 고립되지 않는 기술을 고민하며 새로운 시대의 정서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위로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회복을 시작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