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용량이 2035년까지 약 1.06테라와트(TW)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24년 기준 4,145억 와트(GW) 수준에서 11년 만에 두 배 이상 확대되는 시나리오다. 연방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기후 대응보다 에너지 안보와 자국 제조업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음에도, 재생에너지 성장은 주 정부 정책과 민간 수요에 힘입어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조사업체 GlobalData 분석에 따르면, 향후 재생에너지 확대의 핵심 동력은 연방 차원의 보조 정책이 아니라 주별 재생에너지 의무제도와 전력회사 통합자원계획(IRP), 그리고 기업 전력구매계약(PPA)이다. 이들 요소는 행정부 교체나 연방 정책 기조 변화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요를 형성한다.

태양광·육상풍력 중심의 설비 증가
태양광 발전 설비는 2024년 2,314억 와트에서 2035년 7,378억 와트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용 경쟁력 개선과 대규모 유틸리티급 프로젝트 확대가 주요 배경이다. 육상풍력 역시 같은 기간 약 1,560억 와트에서 2,690억 와트로 증가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 뉴욕, 뉴잉글랜드 지역 주들은 2030년에서 2050년 사이 전력의 상당 비율을 무탄소 전원으로 전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연방정부 정책과 무관하게 재생에너지 설비 확보가 필수 과제로 작동한다.
텍사스는 재생에너지 의무 규정이 없음에도 미국 최대 독립 전력망인 ERCOT 체제 하에서 풍부한 자원과 도매시장 경제성에 기반해 대규모 태양광·풍력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정책 주도형이 아닌 시장 주도형 성장 경로도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업 PPA와 데이터센터 수요
빅테크 기업과 제조업체,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전력구매계약은 또 다른 핵심 축이다. 장기 계약은 프로젝트 금융 안정성을 높이고, 기업 입장에서는 전력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는 수단이 된다. 특히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는 재생에너지 조달을 더욱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데이터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미국 재생에너지 분야에 약 4,422억 달러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 전망은 금융 접근성, 규제 예측 가능성, 원자재 가격 안정이라는 전제에 기반한다.
해상풍력, 정책 불확실성 확대
반면 해상풍력은 가장 큰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2025년 이후 대서양 연안 다수 프로젝트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건설 중단 또는 승인 보류 조치를 겪었다. 이미 허가를 받고 공사에 착수한 사업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산업 전반의 신뢰도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해상풍력은 육상풍력이나 태양광보다 설비 투자비가 높아 장기 수익 안정성이 필수다. 연방 차원의 정책 변동과 항만·물류 인프라 지원 중단은 사업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향후 규제 완화 여부에 따라 2035년 전망치 실현 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관세와 공급망 비용 부담
2025년 도입된 관세 정책은 태양광 모듈, 풍력 터빈, 배터리, 철강·비철금속 가격을 끌어올렸다. 이는 프로젝트 자본비용 상승과 수익성 저하로 이어져 일부 사업의 지연 또는 취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내 제조 역량이 확대되고 있으나, 단기간에 수입 물량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보호무역적 산업정책과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사이의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가스·원전의 보완적 역할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천연가스 발전 설비는 2024년 5,731억 와트에서 2035년 6,209억 와트로 완만한 증가가 예상됐다. 가스 발전은 간헐적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하는 유연 전원으로 기능한다.
원자력은 기존 발전소 수명 연장과 일부 신규 소형모듈원전(SMR) 도입으로 970억 와트에서 1,020억 와트 수준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원전의 전략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으나, 규제와 건설 기간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