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월 1일부로 국내 사육곰 산업이 제도적으로 종료됐다. 그러나 산업의 종식이 곧 돌봄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강원 화천을 비롯한 현장에서는 지금도 곰과 함께하는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
2026년 새해를 기점으로 사육곰 산업은 법과 제도의 영역에서 막을 내렸다. 정부 차원의 관리 체계는 종료됐지만, 현장의 시간은 다른 속도로 흐르고 있다. 강원 화천의 한 보호시설에서는 여전히 곰을 돌보는 하루가 반복되고 있다.
사육 환경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곰들은 제도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야생 적응이 어렵다는 점에서 보호는 선택이 아닌 책임의 문제로 남아 있기에 한 돌봄 활동가는 “제도가 끝났다는 말과 곰의 삶은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현장에서는 여전히 매일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실은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기록돼 왔다. '동물, 원'과 '생츄어리'를 통해 곰과 인간이 공존하는 시간을 카메라에 담아 온 왕민철 감독은 작품을 통해 극적인 장면보다는 반복되는 일상과 선택의 과정을 따라가며 ‘돌봄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이 흐름을 이으면서 사육곰 산업 종식 이후의 시간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신작 다큐멘터리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은 제도 변화 이후에도 이어질 보호의 현실을 조명하며, ‘끝났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제작진은 “이 영화는 사육곰의 이야기를 넘어, 인간이 책임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상영과 함께 관객과 활동가가 직접 만나는 자리도 마련된다. 행사는 1월 17일 서울 홍대에 위치한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리며, 상영 이후에는 현장에서 곰을 돌보는 활동가들이 참여해 관객과 대화를 나눈다. 주최 측은 “영화를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제도 이후의 돌봄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행사 전후로 열리는 화천 현장에서 활동가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과 기록을 모은 소규모 전시는 영화 속 장면이 아닌 실제 돌봄의 풍경을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췄고, 이를 통해 관객은 제도적 변화와 현장 현실 사이의 간극을 보다 구체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사육곰 산업의 종료는 분명 하나의 전환점이나 그 이후의 시간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현장 활동가들은 ‘종식’이라는 표현이 돌봄의 책임까지 종료시키는 오해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제도 이후의 과제를 사회가 어떻게 함께 나눌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