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는 더 이상 환경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정의의 문제이며, 지금 세대가 미래 세대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에 대한 책임의 문제다. ‘기후정의와 세대책임’이라는 명제 아래 우리가 묻는 질문은 단순하다. 미래세대를 위한 기후정의란 과연 무엇인가.
오늘의 경제 성장과 편의를 위해 배출된 온실가스는 고스란히 다음 세대의 부담이 된다. 지금의 아이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는 기후위기를 초래한 결정 과정에 참여하지도, 선택할 권한도 없었다. 그럼에도 폭염, 홍수, 가뭄, 생태계 붕괴라는 결과는 가장 먼저, 가장 오래 감당해야 한다. 이것이 정의롭지 않다는 사실은 더 이상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기후정의는 단순히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적 목표가 아니다. 책임 있는 주체가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더 많이 배출하고 더 많은 이익을 누려온 국가, 산업, 기업, 그리고 현재 세대가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칙이 그 핵심이다. 미래세대에게 ‘적응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적응의 의무가 아니라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다.
환경감시국민운동본부는 기후정의를 선언적 구호가 아닌 제도와 행동의 문제로 본다. 첫째, 국가 정책은 미래세대의 권리를 명시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단기 성과 중심의 에너지·산업 정책은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다. 둘째, 탄소 감축의 비용과 책임은 공정하게 배분되어야 한다. 사회적 약자와 다음 세대에게 전가되는 방식의 기후 대응은 또 다른 불평등을 낳을 뿐이다. 셋째, 시민 참여와 감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기후위기는 민주주의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지금 행동하지 않는 것’ 자체가 미래세대에 대한 폭력이라는 인식이다. 늦출수록 비용은 커지고, 선택지는 줄어든다.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도 개발과 소비를 멈추지 않는 이중적 태도는 기후정의를 훼손한다. 말이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결단이 필요하다.
미래세대는 우리에게 감사해야 할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그들에게 설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 왜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았는지, 왜 편익은 누리고 부담은 넘겼는지에 대해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기후정의는 선의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의 문제다.
지금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성장의 방식, 소비의 기준, 정책의 우선순위를 미래세대의 생존 가능성 위에 두는 것이다. 그것이 환경단체가 말하는 기후정의이며, 지금 세대가 져야 할 최소한의 도덕적·사회적 책임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는 행동으로 답해야 한다.
칼럼리스트 민병돈
현) 환경감시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
현) (사)환경보전대응본부 사무총장
현) 에코인홀딩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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