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2026년에도 국내 이커머스의 큰 축일 가능성이 높다.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와 배송 경험은 단기간에 대체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같은 방식의 1위”가 유지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2025년 하반기 이후 시장이 주목하는 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제 강자는 배송 속도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개인정보 이슈처럼 신뢰가 흔들리는 사건이 공론화되면, 이용자와 셀러는 “한 곳에 몰아도 괜찮은가”를 다시 따진다. 동시에 규제 논의와 판매대금 보호 강화는 플랫폼의 비용과 현금흐름을 바꿀 수 있다.
쿠팡처럼 정산이 길게 체감되는 구조에서 정산이 당겨지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셀러에게는 현금이 빨리 들어오는 장점이 생기지만 플랫폼은 운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장은 쿠팡의 강점은 유지되더라도, 강자의 조건이 어떻게 바뀌고 그 변화가 셀러에게 어떤 형태로 전가될 수 있는지를 점검한다.

쿠팡은 왜 여전히 강한가
쿠팡의 강점은 ‘빠른 배송’ 자체보다 배송 경험을 표준화한 구조에 있다.
물류센터와 배송망이 결합된 시스템은 모방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실적 측면에서도 쿠팡은 2023년에 첫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2024년에도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투자 단계의 플랫폼”에서 “수익과 책임을 동시에 요구받는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신호로 읽힌다.
강자의 조건 1: 신뢰가 비용이 되는 시대
2025년 말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규모와 경위, 그리고 대응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졌다.
공적 조사와 수사, 그리고 국회·정부 차원의 문제 제기까지 연결되면서 이슈는 단순 기업 사건을 넘어 사회적 관심사로 확대됐다.
일부 보도에서는 유출 영향 범위를 두고 쿠팡의 설명과 당국·수사기관의 판단이 엇갈린다는 점도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금 당장 이용자가 대거 떠났나”보다 “대안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커졌나”가 더 중요해진다. 강자는 점유율만이 아니라 ‘대안이 없다는 인식’으로 유지되는데, 신뢰 이슈는 이 인식을 먼저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강자의 조건 2: 정산과 판매대금 보호가 ‘현금의 문제’로 바뀐다
온플법(온라인플랫폼 규제·공정화 논의) 흐름은 셀러에게 불공정 완화 가능성을 열어준다. 다만 판매대금 보호(예치·안전관리)와 정산 단축 같은 제도 변화가 함께 움직이면, 플랫폼은 운영에 쓸 수 있는 현금이 줄어든다.
실제로 공정위가 온라인 플랫폼을 ‘대규모유통업’ 규율 틀에 포함시키는 방향의 개정안을 예고하며, 제3자 판매 정산기간 단축과 거래금액의 일정 비율 안전관리 같은 요건을 언급한 바 있다. 이 구조는 플랫폼의 비용과 자금 운용 방식을 바꾸는 변수다.
여기서 쿠팡이 더 민감하게 거론되는 이유는 “정산이 길게 체감된다”는 시장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셀러 대상 설문·보도에서는 쿠팡이 다른 주요 플랫폼보다 정산 기간이 길다는 응답이 소개되기도 했다. 정산이 60일 수준에서 30일로 당겨지는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셀러에게는 현금 유입이 빨라져 운영이 편해질 수 있다. 하지만 플랫폼은 지급해야 할 돈을 더 빨리 마련해야 하므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부담이 커지면 플랫폼은 이를 다른 방식으로 메우려 할 유인이 생긴다.
강자의 조건 3: 비용 상승은 조건 재설계로 나타날 수 있다
규제 준수는 인력, 시스템, 법무·분쟁 대응 비용을 늘린다. 판매대금 보호 강화나 정산 압력까지 더해지면, 플랫폼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거래 조건을 재설계할 가능성이 있다.
셀러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 수수료의 조정, 광고 의존도 상승(노출 구조 변화 포함), 공제·보류 기준 강화, 쿠폰·특가·물류 관련 비용 분담 확대 등이다.
이 지점이 핵심이다. 정산이 빨라지는 ‘좋은 변화’가 오더라도, 총비용이 함께 오르면 셀러 순이익은 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2026년에는 “매출이 어디서 잘 나오는가”뿐 아니라 “그 매출이 얼마나 남고, 돈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들어오는가”가 플랫폼 선택의 중심이 된다.
2025년까지 강자의 조건과 2026년에 추가되는 조건
구분 | 2025년까지 강자의 조건 | 2026년에 더 중요해질 조건 |
|---|---|---|
핵심 경쟁력 | 배송·물류 경험의 표준화 | 신뢰(보안·책임) + 준수 비용 관리 |
성장 논리 | 속도, 확장, 트래픽 집중 | 투명성, 판매대금 보호, 절차 강화 |
셀러 체감 | 잘 팔리면 확대가 쉬움 | 잘 팔릴수록 비용·대체 리스크 점검 필요 |
위험의 형태 | 경쟁사 추격 | 신뢰 이슈·정산/예치·비용 전가 |
정산 환경 변화가 생길 때 플랫폼과 셀러 체감의 방향
관찰 포인트 | 플랫폼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변화 | 셀러가 바로 체감하는 영향 |
|---|---|---|
정산 압력 증가 | 지급 속도 조정, 정산 조건 재설계 | 현금흐름 개선 또는 보류·공제 증가 |
판매대금 보호 강화 | 안전관리·예치 비용 증가 | 수수료·광고·프로모션 분담 변화 가능 |
준수 비용 증가 | 분쟁·고지 절차 강화 | 정책 변화는 느려져도 비용은 오를 수 있음 |
신뢰 이슈 반복 | CS·환불·리스크 관리 강화 | 운영 부담 증가, 대안 채널 필요성 확대 |
쿠팡은 2026년에도 강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시장이 요구하는 ‘강자의 조건’이 달라지면서, 쿠팡의 위치가 절대 강자에서 조건부 강자로 이동할 여지가 생겼다. 신뢰 이슈가 반복되면 대안 탐색이 빨라지고, 정산·판매대금 보호 강화는 플랫폼의 비용과 현금흐름을 바꾼다.
셀러에게 중요한 것은 “쿠팡이 1위를 유지하나”가 아니라 “조건이 바뀌어도 내 이익과 현금흐름이 흔들리지 않는가”다.
셀러 대응 리스트
- 1. 쿠팡 내 상위 매출 SKU를 ‘제조/유통’으로 나누고, 유통 SKU는 직매입·PB 대체 위험이 큰 순서로 비중을 조정한다
2. 정산이 빨라질 때 이익이 늘어나는지 확인하려고, 광고비·공제·프로모션 분담까지 포함한 ‘순이익 기준 손익표’로 SKU를 재정렬한다
3. 플랫폼 공지에서 “정산·수수료·광고·공제” 중 하나라도 바뀌면, 14일 안에 가격·광고·물량을 재설정하는 내부 룰을 만든다
4. 쿠팡 외 채널에서 ‘실제 주문이 꾸준히 나오는 상품’ 3개를 만들고, 재고 배분 기준을 정해 즉시 이동 가능한 상태를 만든다
5. 중소 플랫폼을 쓸 때는 매출보다 정산 안정성부터 본다(정산 지연, 갑작스런 정책 변경, 과도한 프로모션 요구가 보이면 물량을 축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