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을 중심으로 미술을 바라보는 방식이 조용히 달라지고 있다.
전시를 감상하는 공간을 넘어 실제로 운영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된 갤러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작품을 보고 나오는 공간이 아니라 경험한 뒤 그 구조를 이해하게 되는 공간이다.
그 중심에는 수묵임파스토디지털 작가 백종찬과 그의 작품 세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유통 방식을 실험하고 있는 CCBS갤러리가 있다.

백종찬 작가는 시간을 쌓아 감정을 그리는 작가다. 그의 작업은 동양 수묵의 여백과 구조를 근간으로 삼는다. 선과 비움의 질서를 바탕으로 임파스토 특유의 두터운 물성을 더하고 여기에 디지털 매체의 확장성을 결합해 하나의 고유한 작업 언어를 구축해왔다. 그는 자신의 작업 방식을 단순한 혼합 기법이 아닌 하나의 장르로 인식하며 이를 수묵임파스토디지털이라 정의한다.
그의 작품 앞에 서면 설명은 크게 필요하지 않다. 화면을 보는 순간 질감과 색이 먼저 말을 건다. 붓과 팔레트 나이프의 흔적이 겹겹이 쌓인 화면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시간이 머물다 간 기록처럼 읽힌다. 작품을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느끼게 되는 구조다.
디지털 기반 작업임에도 작품은 결코 가볍지 않다. 오히려 실제로 마주했을 때 물성과 밀도가 더 강하게 다가온다. 이 차이는 온라인 이미지나 사진으로는 온전히 전달되기 어렵다. 그래서 이 작품은 반드시 공간 안에서 경험될 때 그 가치가 완성된다.
이러한 작품의 특성은 전시 공간의 분위기를 근본적으로 바꾼다. 방문자는 단순한 관람자에 머물지 않는다. 작품을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이 그림을 어디에 두면 좋을지 어떤 공간에 어울릴지 먼저 떠올리게 된다. 감상이 곧 상상으로 이어지고 상상은 선택으로 연결된다.
이 지점에서 CCBS갤러리의 운영 구조가 드러난다.
이곳의 전시는 보여주기 위한 전시가 아니다. 직접 보고 경험하는 구조다. 작품이 스스로 설득하기 때문에 운영자가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전문적인 미술 지식이 없어도 작품의 완성도가 방문자의 판단을 대신해준다.
현장을 찾은 사람들의 반응은 비교적 일정하다. 그림을 보는 시간보다 공간을 상상하는 시간이 더 길다. 한 점을 고른 뒤 자연스럽게 다른 작품을 함께 살펴보는 흐름이 이어진다. 그 결과 한 점이 아닌 여러 점을 함께 선택하는 장면이 반복된다. 이 흐름은 의도된 연출이 아니라 구조가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이러한 패턴은 전시를 넘어 운영을 떠올리게 만든다. 작품을 소비하는 공간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구조라는 인식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CCBS갤러리는 현재 이 구조를 기반으로 샵인샵과 투잡 부업 형태의 운영자를 모집하고 있다. 기존에 운영 중인 매장이나 개인 공간 사무 공간 카페 상가의 일부 공간을 활용해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매장을 열 필요도 없고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지도 않는다.
큰 공간이나 전문 지식이 필수 조건은 아니다.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 설명 부담이 적고 방문객의 신뢰 형성이 빠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구조는 전업이 아닌 부업이나 투잡 형태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 실제로 본업을 유지한 채 공간의 일부를 활용해 운영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갤러리 측은 무분별한 확장을 지양하고 있다. 각 동마다 한 명만 운영할 수 있는 구조로 지역 단위 체인 방식을 채택했다. 같은 지역 안에서 운영자 간 경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된 방식이다. 이로 인해 운영자는 가격 경쟁이나 과도한 홍보보다 공간 관리와 방문 응대에 집중할 수 있다.
현재 이 구조는 인천 주안 지역과 연수 지역을 중심으로 실제 운영되고 있다. 향후에도 같은 방식으로 지역별 확장을 이어갈 계획이지만 속도보다는 안정성과 반복 가능성을 우선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전시는 보는 순간 끝나는 전시가 아니다. 한 번 경험하면 이 구조를 자신의 공간에 옮기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래서 전시를 본 뒤 작품 문의보다 운영 방식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백종찬 작가의 작품 세계와 CCBS갤러리의 운영 방식은 하나의 방향으로 맞닿아 있다. 미술을 특별한 사람만의 소유로 두지 않고 일상 속으로 끌어오는 것. 보는 그림에서 머무는 그림으로 바꾸는 것. 그리고 전시를 운영 가능한 구조로 확장하는 것이다.

작가는 작품에 정답을 남기지 않는다. 대신 여백을 남긴다. 그 여백 위에 각자의 시간이 얹힌다.
갤러리는 그 여백을 공간과 구조로 확장한다. 작품이 걸린 벽은 곧 하나의 운영 가능한 플랫폼이 된다.
인천에서 시작된 이 시도는 미술 전시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준다.
감상의 공간에서 확장의 구조로. 전시에서 체인으로 이어지는 모델이다.
이 구조에 관심이 있다면 현재는 문자 문의를 통해 안내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트체인점 문의는 010 5804 0161 문자로 먼저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