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애 리포트] 상하이 마지막 신문판매소의 기적… 임대료 내주는 고객들이 증명한 ‘공존의 가치’
디지털 홍수 속 사라져가는 종이신문… 상하이 홍커우구 가판대 폐점 위기 단골손님과 지역 기업들의 자발적 후원 잇따라… 전문가 “혐오보다 강한 연대의 힘, 이것이 인류의 정직한 희망”
초고속 디지털 전환의 상징인 중국 상하이, 그 화려한 빌딩 숲 사이로 낡은 종이 냄새가 머무는 작은 공간이 있다. 상하이 홍커우구 우쑹로에 위치한, 도시의 마지막 남은 국영 신문 판매소다.
스마트폰 클릭 한 번으로 모든 뉴스를 소비하는 시대에 종이신문 수요가 급감하며 이곳은 임대료조차 감당하기 힘든 폐점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이 소식이 전해지자 상하이 시민들이 보여준 반응은 놀라웠다. 혐오와 갈등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낯선 타인을 위해 자신의 주머니를 열고 공간을 내어주는 ‘인류애’의 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 40년 세월을 지킨 ‘마지막 파수꾼’과 사라질 위기
이곳을 지키는 이는 68세의 노장 장쥔(Jiang Jun) 씨다. 그는 1980년대 상하이에 10,000개가 넘던 신문 가판대가 하나둘 사라지는 과정을 몸소 겪으며 40년 가까이 이곳을 지켜왔다.
디지털화의 역설: 모든 정보가 알고리즘에 의해 편집되는 시대, 장 씨의 가판대는 1,000여 종의 잡지와 신문을 통해 ‘우연한 발견’의 기쁨을 선사하는 유일한 장소였다.
벼랑 끝의 가판대: 우정국(China Post) 운영 가판대 중 마지막까지 살아남았으나, 운영비 적자와 재개발 이슈로 2025년 말 폐쇄가 결정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수십 년간 신문을 사 가던 노인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상점이 아닌, 매일 아침 안부를 묻는 ‘심리적 거점’이었다.
■ “우리의 기억을 지켜주세요” 시민들이 만든 나비효과
폐점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상하이 시민들은 ‘혐중’이나 ‘갈등’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따뜻한 연대의 손길을 내밀었다.
임대료 없는 새로운 보금자리: 가판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인근 영화관 주인은 자신의 건물 내 일부 공간을 장 씨에게 임대료 없이 내주기로 결정했다. 그는 “상하이의 문화적 유산이 사라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며 조건 없는 호의를 베풀었다.
단골들의 자발적 후원: 멀리서 차를 타고 찾아와 수십 권의 잡지를 한꺼번에 구매하는 젊은이들부터, 가판대 유지 비용에 보태달라며 익명으로 기부금을 전달하는 노인들까지 시민들의 ‘교감’이 이어졌다.
정부와 기업의 응답: 정안구(Jing'an District) 등지에서도 공간 제공 의사를 밝히며, 이 작은 신문 가판대를 지키는 것이 도시의 품격을 지키는 일임을 공론화했다.
■ 전문가 분석: “알고리즘이 줄 수 없는 ‘인간적 연결’의 회복”
사회학자들과 심리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현대 사회의 파편화된 인간관계가 회복을 갈구하는 신호로 분석한다.
사회학 전문가 송길주씨는 "우리는 기술적으로는 연결되어 있지만 정서적으로는 고립된 시대를 살고 있다"며 "상하이 시민들이 신문 판매소를 지키려는 행위는 단순히 종이 매체를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대면 소통과 이웃 간의 온기를 지키려는 본능적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을 때 비로소 인간이다”
상하이의 마지막 신문 판매소는 이제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2026년의 첫 아침을 맞이했다. 이는 단순히 한 상점의 생존기가 아니다. 국가와 인종을 떠나, 누군가의 소중한 추억과 가치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모일 때 사회가 얼마나 따뜻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40년의 세월을 정직하게 지켜온 노점상과 그 가치를 알아본 시민들의 교감이야말로, 우리가 혐오를 멈추고 지향해야 할 인류애의 본모습이다. 메디컬라이프는 차가운 뉴스 속에서도 피어나는 이러한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삶의 진정한 온기를 전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