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경하는 경남도민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전 교육부 차관보 김영곤입니다.
오늘 저는 개인의 성향이나 교육 철학을 공격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경남교육을 이끌어 온 최고 책임자의 말과 기준이 과연 일관되었는지, 그리고 그 기준의 변화가 도민 앞에 정직하게 설명되었는지를 묻고자 합니다.
2010년과 2026년, 박종훈 교육감은 같은 언론에서 같은 지표, 즉 서울대 합격자 수를 두고 전혀 다른 판단을 내렸습니다.
2010년, 교육감이 되기 전 박종훈 후보는 서울대 합격자 수 감소를 근거로 당시 경남교육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이 수치를 교육 행정의 실패를 보여주는 결과 지표로 규정하며, 그 책임은 교육감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2026년, 교육감이 된 이후의 박종훈은 같은 지표를 더 이상 교육의 본질을 보여주는 기준으로 볼 수 없다고 말합니다. 서울대 합격자 수는 낡은 프레임이며, 교육을 결과 숫자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지표를 두고, 비판자의 자리에서는 기준으로 삼았고, 책임자의 자리에 서자 그 기준을 배제했습니다.
교육을 결과 숫자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 자체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주장이 언제, 어떤 자리에서 나왔는가입니다.
과거에는 결과를 근거로 타인을 비판했고, 현재에는 그 결과를 무의미한 지표로 규정한다면, 그 변화에 대해 도민에게 정직하게 설명하는 것이 공직자의 책임입니다. 그러나 그 설명은 없었습니다.
정책의 구조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학력을 어떤 새로운 기준으로 책임질 것인지, 그 기준이 실패했을 때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나 대안도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기준은 시대에 따라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적 기준은 사람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됩니다.
자신에게 유리할 때는 결과를 기준으로 삼고, 불리할 때는 그 기준을 부정하는 태도는 도민의 눈에 ‘철학의 발전’이 아니라 이중 잣대, 이중 기준으로 비칠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감의 말은 개인적 소신이 아닙니다.
그 말은 행정의 방향이며, 경남교육 전체를 움직이는 공적 언어입니다. 그리고 그 언어는 모두 기록으로 남습니다.
이 글은 서울대 합격자 수를 늘리라는 요구가 아닙니다.
결과 중심 교육으로 회귀하자는 주장도 아닙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같은 기준을, 같은 잣대로 적용하라는 것입니다.
학력을 결과로 보지 않겠다면, 그 대신 무엇으로 책임질 것인지, 어떤 지표로 설명할 것인지, 실패했을 때 책임의 주체는 누구인지를 도민 앞에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교육은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교육은 기준의 일관성과 책임의 구조로 증명되는 공공정책입니다.
지금 경남교육에 필요한 것은 말의 변화가 아니라 기준의 정직함입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언어가 아니라, 어디에 서 있든 흔들리지 않는 기준입니다.
도민은 숫자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도민은 일관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회피하는 한, 경남교육은 신뢰를 회복할 수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영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