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출의 은혜’ - 심판 속에서도 남겨진 구원의 손길
창세기 19장 12~23절은 인류 역사 속에서 가장 긴박한 새벽의 순간을 기록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향한 심판을 결정하신 그날,
롯의 집에는 두 천사가 도착해 마지막 경고를 전한다.
“이 성에 속한 네게 속한 자가 또 있느냐? 그들을 이곳에서 이끌어 내라.”
하나님의 공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에 도달했고,
그분의 자비는 여전히 한 가족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었다.
소돔의 불길은 단지 한 도시의 멸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심판 앞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드러내는 거울이었다.
이 본문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오늘의 우리에게 주어지는 “영적 탈출 명령”으로 다가온다.
천사들은 롯에게 분명하게 말했다.
“일어나서 네 아내와 두 딸을 이끌어 내라. 이 성의 죄악이 크므로 여호와께서 이곳을 멸하시려 하신다.”
그러나 롯은 망설였다.
자신의 삶이 깃들어 있던 도시, 익숙한 사람들, 재산과 터전이 그의 마음을 붙잡았다.
그때 하나님은 천사들의 손을 통하여 롯과 그의 가족을 강제로 이끌어내신다.
이는 인간의 의지로는 결단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하나님의 구원은 중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나님의 계획은 인간의 지체보다 앞서 있으며,
그분의 은혜는 인간의 머뭇거림조차 넘어선다.
이 장면은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던진다.
“너는 아직도 머뭇거리고 있지 않은가?”
구원의 초대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때로는 하나님께서 강권적으로 우리를 끌어내실 만큼
그분의 사랑은 단호하다.
롯의 지체는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세상에 대한 미련, 익숙함에 대한 집착, 그리고 즉각 순종하지 못하는 마음.
그는 도망해야 할 순간에도 여전히 “잠시만 더”를 외쳤다.
이 모습은 우리 신앙의 현실과 닮아 있다.
하나님이 분명히 “떠나라”고 말씀하셨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세상 속 안락함을 붙잡고 살아간다.
그러나 성경은 명확히 기록한다.
“여호와께서 그를 긍휼히 여기사.”
구원은 우리의 자격이 아니라 하나님의 긍휼로 이루어진다.
롯이 살아남은 것은 그가 의로웠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를 불쌍히 여기셨기 때문이다.
구원의 출발점은 언제나 ‘하나님의 마음’에 있다.
천사는 롯에게 단호히 명령한다.
“도망하라. 생명을 보전하라. 뒤를 돌아보지 말라.”
이 명령은 단순한 이동의 지시가 아니라,
‘신앙의 방향’을 가리키는 선언이었다.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다가 소금 기둥이 되었다.
그녀의 발걸음은 구원의 길에 있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소돔에 머물렀다.
구원은 ‘몸의 이동’이 아니라 ‘마음의 방향’이 결정한다.
오늘날 신앙인에게도 동일한 도전이 주어진다.
예배당에 발을 들였다고 해서 구원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를 그리워하며, 세상의 방식으로 돌아보는 순간
우리의 신앙은 멈춰 버린다.
하나님은 소돔을 멸하시는 중에도 롯을 구하셨다.
그 구원은 은혜로 시작되었고, 순종으로 완성되었다.
롯의 이야기는 심판과 구원이 동시에 존재하는 신비 속에서,
하나님의 자비가 얼마나 끈질긴지를 보여준다.
오늘의 세상 역시 각자의 소돔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돈, 권력, 쾌락, 그리고 무감각한 일상이라는 소돔 속에서
하나님은 여전히 말씀하신다.
“도망하라. 생명을 보전하라.”
구원의 손길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지만,
그 손을 잡는 것은 우리의 결단이다.
그 결단의 순간, 우리는 ‘탈출의 은혜’를 경험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