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는 더 이상 특정 국가나 세대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우리의 일상과 지역의 삶을 흔들고 있으며, 그 피해는 고르게 분산되지 않는다. 산업시설 인근 지역, 노후 주거지, 농어촌과 해안 지역처럼 사회적·환경적 취약성이 큰 곳일수록 기후위기의 충격은 더 빠르고 깊다. 이런 현실 속에서 기후정의와 세대책임은 선언적 가치가 아니라 지금의 정책과 행동을 판단하는 기준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언제나 지역사회다.
지금까지 기후 대응은 중앙정부 정책이나 국제 협약 중심으로 논의돼 왔다. 물론 제도와 목표는 중요하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되지 않는 정책은 쉽게 공허해진다. 지역의 대기질 악화, 수질 오염,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주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지만, 많은 경우 지역의 목소리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 환경감시국민운동본부는 이러한 구조가 기후위기 대응의 가장 큰 한계라고 본다. 기후정의는 현장을 외면한 채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와 함께 만드는 녹색연대는 이 한계를 넘어서는 실질적 대안이다. 녹색연대란 시민, 환경단체, 지방정부, 지역 기업이 각자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관계를 의미한다. 주민은 생활 속에서 환경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하는 감시자이자 실천 주체다. 환경단체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바탕으로 문제를 기록하고 알리며, 제도의 사각지대를 드러내는 역할을 맡는다. 지방정부는 행정과 예산을 통해 이를 제도화해야 하며, 기업은 지역사회에 끼치는 환경적 영향을 외면하지 말고 책임 있는 전환에 나서야 한다.
특히 환경 감시는 처벌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공동체를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환경감시국민운동본부가 강조해 온 감시와 계도 활동은 지역 갈등을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과정이다. 이는 주민 참여가 전제될 때 가장 효과적이며, 지역 기반의 데이터와 기록이 쌓일수록 정책의 실효성도 높아진다.
이러한 녹색연대는 미래세대를 향한 책임의 실천이기도 하다. 오늘의 무관심은 내일의 재난이 되어 아이들의 삶을 위협한다. 깨끗한 공기와 안전한 물, 회복 가능한 자연환경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일은 선택이 아닌 의무다. 세대책임이란 거창한 희생이 아니라, 지금의 편의를 조금 내려놓고 지속 가능한 방향을 선택하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기후위기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제 지역사회는 더 이상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녹색연대는 선언이 아니라 행동이며, 구호가 아니라 일상의 실천이다. 기후정의는 먼 미래의 약속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역에서, 지금 어떤 연대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성패는 이미 결정되고 있다.

칼럼리스트 민병돈
현) 환경감시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
현) (사)환경보전대응본부 사무총장
현) 에코인홀딩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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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나무심기릴레이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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