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기술적으로 완벽해질수록, 대중은 오히려 가수의 거친 숨소리와 그 뒤에 숨겨진 삶의 궤적에 열광한다." 2026년 1월 현재, K-pop 시장이 마주한 이 역설은 최근 한 노래의 기적적인 성공으로 증명되었다. 영화 <K-pop 데몬 헌터스>의 주제곡 'Golden'이다. 2026년 1월 11일, 제83회 골든글로브 어워즈에서 '최우수 오리지널 송'을 포함해 2관왕을 차지한 이 곡은, AI가 빚어낸 어떤 완벽한 선율보다 인간의 '진정성'이 가진 힘이 강력하다는 것을 전 세계에 선포했다.

현재 K-pop 산업은 AI를 창작의 파트너로 받아들인 '엔터테크' 시대를 지나고 있다. HYBE는 AI 보컬 그룹 '신디에잇(Syndi8)'을 통해 기술적 한계를 시험하고 있으며, SM엔터테인먼트는 버추얼 아이돌 '나이비스(Naevis)'의 메타버스 로드맵을 2026년 AR(증강현실)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풍요 속에서 대중이 선택한 최고의 감동은 역설적으로 '가장 인간적인 서사'를 담은 곡이었다.
'Golden'의 중심에는 12년이라는 긴 무명 시절의 좌절을 딛고 일어선 보컬 이재(EJAE)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 세븐틴의 우지가 "AI 시대에도 인간의 감정은 필수적이며 창작자의 진심은 결코 대체될 수 없다"고 강조했듯, AI는 슬픔의 패턴을 분석할 수는 있어도 12년의 시간을 견뎌낸 인간의 깊은 숨결까지 복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여러 인문·사회과학자들은 'Golden'의 성공을 두고 예술의 가치가 '감정 경제(Feelconomy, 2026 K-culture 보고서)'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2025년 말 기준 연 매출 2억 달러를 기록한 수노(Suno) 같은 플랫폼이 수천만 곡을 쏟아내고 있으며, 플랫폼 측은 약 1억 명의 사용자를 주장하지만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약 240만 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수치의 괴리 속에서 빌보드 Global 200 차트 20주 연속 1위를 차지한 'Golden'의 저력은 '누가 만들었는가'와 '그 안에 어떤 진심이 담겼는가'가 여전히 대중의 심장을 움직이는 결정적 변수임을 시사한다. 팬들은 AI가 실시간으로 교정해주는 완벽한 음정보다, 라이브 무대 위에서 아티스트가 감정에 북받쳐 떨리는 목소리로 내뱉는 그 '미세한 결함'에서 살아있는 예술의 지문을 발견한다. 트로트 가수 장윤정이 "AI 리코딩은 감정이 빠진 껍데기일 뿐"이라고 비판하며 '진짜 목소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논리적으로 볼 때, 인간 아티스트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AI가 제거하려고 노력하는 '불완전함' 그 자체다. 2026년 2월 1일 예정된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를 포함한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Golden'은, 기계적 완벽함이 아닌 인간적인 '취약함(Vulnerability)'이 어떻게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는지 보여준다. AI는 무결점의 가창을 선사하지만, 인간은 결핍과 고통을 승화시킨 '서사적 가창'을 선보인다. 데이터로 환산되지 않는 이 1%의 떨림이야말로 인공지능이 무수히 많은 데이터를 학습해도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예술적 성역이다.
결국 K-pop의 AI 실험과 'Golden'의 기적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은,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고유함'이 무엇인지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 준다는 점이다. 이는 본 시리즈의 문을 열었던 '드래곤의 안부' 칼럼에서 언급했듯, AI가 결코 알 수 없는 '인간만의 상상력'이 세상을 밝히는 원리와 맞닿아 있다. 2026년, 예술의 정의는 이제 '완벽한 결과물'이 아니라 '그 결과물에 이르는 뜨거운 과정'으로 확장되고 있다.
기술이 우리를 대신해 노래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다시금 인간의 연약함과 그 연약함을 뚫고 나오는 진심 어린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상상력이 세상을 밝히듯, 기술과 인간이 빚어내는 이 거대한 협주곡의 주인공은 여전히 당신의 영혼이다. 완벽한 기계의 숲에서 당신만의 유일무이한 '결함'이야말로, 누군가에게는 가장 눈부신 '골든(Golden)'의 순간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