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AI아트 시대의 도래, 단일 이미지에서 프로토콜아트로의 진화]
생성형AI 기술이 촉발한 이미지의 대량 복제는 인공지능미술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AI그림생성기의 결과물 속에서 예술의 본질적인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와 피로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예술의재정의가 근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미술 매체가 인공지능 전문 작가들을 초청해 조명한 포스트AI아트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명확했다.
이제 예술은 완성된 그림 한 장을 그려내는 결과론적 행위가 아니라, 그림을 만들어내는 시스템 규칙, 즉 프로토콜아트를 설계하는 과정 자체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프롬프트엔지니어링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관람객의 텍스트 입력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화하며 스스로 업데이트되는 뉴럴미디어 개념으로까지 확장되며 디지털아트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데이터가 곧 연료가 되는 시대, AI협업아티스트들의 주도권 확보]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모든 미디어는 학습 데이터"라는 뼈아픈 깨달음이 자리 잡고 있다. 사진, 음악, 글 등 창작자가 빚어낸 모든 결과물이 기계의 연료로 소비되는 환경에서는 개별 파일의 완성도보다 "이 데이터를 누가, 어떤 규칙으로 배합했는가"가 핵심 경쟁력이자 창작자생존법이 된다. 일례로 아티스트 홀리 허든은 자신의 목소리를 활용해 보컬 시스템을 직접 프로그래밍하여 음반을 발표하며 주도권을 지켜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하는 AI협업아티스트와 AI크리에이터들을 통해 이미 실전으로 구현되고 있다. 엘지 구겐하임 어워드를 수상한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은 기술을 파트너로 삼아 가상현실 조각 등을 선보였고, 국내 1호 협업 화가 두민은 수원화성을 주제로 미디어쇼 영상 프로토콜 실험을 진행했다. SM엔터테인먼트 출신의 크리에이터 킵콴(윤석관)은 코드를 직접 수정하며 대형 기업과 작업하고 있다. 아시아 전역에서도 필리핀의 작가가 스테이블디퓨전 코드를 뜯어고쳐 전통 무늬를 재창조하는 등 주체적인 창작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예술계의 생존 위기와 가치 하락, 시스템 설계자로 거듭나라]
기술의 일상적 파급 효과는 창작자들의 현실적인 생존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유네스코는 최근 기술 발전의 여파로 전 세계 예술가들의 소득이 약 24퍼센트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창작의 진입 장벽이 극적으로 낮아지고 기계가 생성한 결과물이 범람함에 따라, 기존 방식에 머무르는 창작물은 필연적인 가치 하락을 겪게 되며 지속 가능한 AI수익화 모델을 구축하기도 어려워진다.
이러한 전례 없는 위기 상황 속에서 살아남는 이들은 붓 대신 코드를 쥐고, 명화 대신 규칙을 설계하는 시스템설계자들이다. 기계가 무작위로 수집한 인터넷 데이터에만 의존할 경우 창작자 고유의 개성은 매몰되고 만다. 따라서 현대의 창작자들은 스스로 기술의 규칙을 지배하여 고유한 생태계를 구축해야만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창작자를 위한 4단계 실전 대안, 다다이즘처럼 새로운 예술을 선언하라]
그렇다면 동시대의 30, 40대 프리랜서 및 인디창작자들은 어떻게 이 거대한 파도에 대응해야 할까. 현장에서는 당장 1시간 만에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네 가지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첫째, 데이터큐레이션을 통한 나만의 고유한 학습데이터셋 구축이다. 본인의 포트폴리오를 선별한 뒤, 나이트셰이드와 같은 보호 기술을 적용해 이미지에 보이지 않는 변형을 가함으로써 무단학습방지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후 허깅페이스와 같은 개방형 플랫폼을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맞춤형 학습 모델을 생성하는 것이 완벽한 AI저작권보호의 첫걸음이다.
둘째, 간단한 프로토콜 실험을 통해 작품을 시리즈화하는 전략이다. 미드저니 등에서 화면 비율, 예술성, 다양성을 제어하는 고유의 미드저니명령어 및 매개변수규칙(예: --ar 16:9 --v 6 --stylize 200 --chaos 50)을 설정하고 이를 반복 적용하여 시스템에 기반한 체계적인 연작을 기획해야 한다.
셋째, 규칙의 문서화와 공개 선언이다. 작품 발표 시 생성 규칙을 명확히 밝히고, 대체불가토큰 발행 시 오픈씨민팅 과정을 거쳐 메타데이터에 프로토콜 코드를 직접 삽입하는 방식이다. 이는 수집가들에게 창작 시스템 자체를 소유한다는 차별화된 매력을 부여하며 향후 독창성을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넷째, 커뮤니티 합류와 협업을 통한 생태계 확장이다. 한국AI작가협회나 글로벌 디스코드 채널에 동참하여 자신이 설계한 코드를 공유하고 연대함으로써, 개인 단위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대형 브랜드 협업 등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100년 전 다다이즘이 우연의 조합이라는 파격적인 개념으로 당대 예술의 정의를 뒤집었듯, 지금의 예술은 기계 규칙의 조합이라는 새로운 문법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대량 복제의 위기 속에서도 진정한 창작자는 늘 진화의 길을 찾아낸다. 이제 창작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 한 장의 완성된 이미지가 아니라, 세상을 놀라게 할 당신만의 정교한 규칙과 프로토콜 설계에 있다.
[편집자주: 알기 쉬운 핵심 용어 해설]
다다이즘 (Dadaism): 100년 전 '우연의 조합'을 통해 기존의 전통적 미적 가치를 거부하고 예술의 의미를 완전히 새롭게 재정의했던 아방가르드 예술 운동. 기사는 이를 빗대어 현재의 인공지능 예술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프로토콜 (Protocol): 기계에게 "어떤 규칙으로 무한히 콘텐츠를 뱉어낼 것인가"를 정해주는 정교한 설계도. 색상, 포즈, 배경의 조합 규칙 등을 미리 정의하는 것을 뜻한다.
뉴럴 미디어 (Neural Media): 고정된 한 장의 그림이 아니라, 관람객의 텍스트 입력값 등에 반응해 실시간으로 스스로 업데이트하며 변화하는 생명체 같은 인공지능 예술 형식.
나이트셰이드 (Nightshade): 창작자가 자신의 이미지 파일에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픽셀 변화(독)를 주어, 인공지능 모델이 이를 무단으로 학습할 경우 결과물이 망가지도록 유도하는 데이터 보호 기술.
허깅페이스 (Hugging Face): 누구나 무료로 인공지능 모델을 업로드하고 데이터를 공유하며 자신만의 맞춤형 학습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세계 최대의 개방형 인공지능 플랫폼.
오픈씨 민팅 (OpenSea Minting): 세계 최대의 대체불가토큰(NFT) 거래소인 '오픈씨'에서 디지털 자산에 고유한 소유권을 부여하여 발행(민팅)하는 작업. 여기에 작품의 생성 규칙 코드(JSON)를 넣으면 강력한 저작권 증명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