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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역사] 93. 노구니 소칸과 기마 신조가 만든 ‘식량 혁명’

류큐 왕국 기근을 바꾼 고구마 도입의 시작

기마 신조의 재배 기술 확립과 전국 보급

고구마가 만든 흑당 산업과 경제 변화

17세기 초 류큐 왕국은 태풍과 가뭄으로 인해 반복적인 기근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1605년 노구니 소칸이 중국 푸젠성에서 고구마를 발견해 오키나와 본도로 들여온 사건은 류큐 농업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이후 지방 관리 기마 신조가 재배 기술을 확립하고 보급하면서 고구마는 류큐 전역에 확산되었다. 이 작물의 보급은 단순한 식량 확보를 넘어 인구 증가와 사회 안정으로 이어졌으며, 나아가 사탕수수 제당 산업과 흑당 무역 발전의 기반이 되었다. 

 

고구마는 본래 중남미 지역이 원산지인 작물로, 대항해시대 이후 유럽인들에 의해 아시아 각지로 전파되었다. 이후 중국 대륙을 거쳐 류큐 왕국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미지=AI 생성]

 

17세기 초인 1605년, 류큐 왕국은 중국 명나라에 공식 외교 사절단인 진공사(進貢使)를 파견하였다. 이 사절단에는 노구니 소칸(野国総管)이라는 직책을 가진 수행원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중국 푸젠성(福建省)에 머무는 동안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작물인 고구마(甘藷)를 발견하였다.

 

당시 류큐 왕국은 태풍과 가뭄이 잦은 자연환경으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빈번했고, 백성들은 반복되는 기근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구니 소칸은 고구마가 류큐의 기후와 토양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며 백성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구황작물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는 고구마 묘목을 조심스럽게 가져와 오키나와 본도에 도입하였다. 이 사건은 이후 류큐 농업 구조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고구마를 발견하고 류큐로 들여온 인물이 노구니 소칸이었다면, 이를 실제 농업 체계에 정착시키고 널리 보급한 인물은 지방 관리 기마 신조(儀間真常, 1557~1644)였다.

 

외국에서 도입된 작물을 새로운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재배하기 위해서는 토양과 기후 조건에 맞는 농업 기술이 필요하였다. 기마 신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영지에서 고구마 시험 재배를 시작하였다.

 

그는 다양한 재배 방법을 시도하며 오키나와의 토양과 기후에 맞는 재배 기술을 연구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결국 안정적인 재배 방법을 확립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후 그는 자신이 터득한 재배 기술을 농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전수하였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고구마 재배는 점차 류큐 왕국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고구마의 보급은 류큐 왕국의 식량 구조를 크게 변화시켰다. 고구마는 태풍에 의해 줄기가 꺾여도 땅속의 뿌리가 살아남으며, 가뭄이나 척박한 토양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확이 가능한 작물이었다. 이러한 특성은 자연재해가 잦은 류큐 열도의 농업 환경과 잘 맞았다.

 

고구마 재배가 확산되면서 기근으로 인한 아사 사례가 크게 줄어들었고, 이는 왕국의 인구 증가와 사회 안정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고구마 도입은 류큐 역사에서 중요한 농업 혁신으로 평가되며, 일부 연구에서는 이를 ‘식량 혁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고구마의 성공적인 정착은 류큐 왕국의 산업 경제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고구마 덕분에 기본적인 식량 문제가 일정 부분 해결되자 농업 생산력에 여유가 생겼고, 이에 따라 상업 작물 재배가 가능해졌다.

 

1623년 기마 신조는 중국에서 사탕수수로부터 설탕을 만드는 제당법(製糖法)을 배워오도록 지시하였다. 이를 통해 류큐에서는 흑당(黒糖) 제조 기술이 확립되었다.

 

당시 일본 본토에서는 설탕이 매우 귀한 상품이었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거래되었으며, 류큐 왕부는 흑당과 울금(鬱金)을 국가 전매품으로 지정하여 중요한 무역 수익을 확보하였다. 이처럼 고구마 도입은 식량 문제 해결뿐 아니라 류큐 왕국 경제 발전의 기반을 형성하였다.


 

노구니 소칸이 중국에서 발견하여 들여온 고구마와 기마 신조가 확립한 재배 기술은 류큐 농업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고구마의 보급은 반복되는 기근으로부터 많은 백성을 구했으며, 왕국의 인구 증가와 사회 안정에 기여하였다. 또한 식량 기반이 안정되면서 사탕수수 제당 산업과 흑당 무역이 발전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노구니 소칸과 기마 신조는 오늘날에도 류큐 역사에서 백성을 구한 인물로 평가되며, 그들의 공로는 오키나와 지역에서 꾸준히 기억되고 있다.

작성 2026.03.12 07:43 수정 2026.03.12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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