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성 주위 행성 발견, 우주 탐사의 새 장
천문학자들이 영화 '스타워즈'의 사막 행성 타투인처럼 두 개의 별을 공전하는 27개의 새로운 외계 행성 후보를 발견했다. 2026년 5월 4일, 공교롭게도 '스타워즈의 날(May the 4th be with you)'에 맞춰 발표된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우주에서 약 18개만 확인되었던 '쌍성 주위 행성(circumbinary planets)'의 수를 단번에 두 배 이상 늘린 결과다.
지구처럼 하나의 별을 공전하는 외계 행성은 6,000개 이상 발견되었지만, 두 별 주위를 도는 행성은 극히 드물었다. 이번 발견은 우주에서 쌍성계 행성의 존재 빈도에 대한 기존 이해를 새롭게 바꿀 단서를 제공한다. 이번 연구는 NASA의 외계 행성 탐사 우주 망원경 TESS(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의 데이터를 활용해 이루어졌다.
연구팀은 약 1,590개의 별 시스템을 분석하여 36개 시스템에서 제3의 천체에 의해서만 설명될 수 있는 특이한 거동을 확인했고, 그 가운데 27개는 '행성 질량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발견된 행성 후보들은 지구에서 650광년에서 18,000광년 거리에 위치하며, 크기와 질량은 해왕성 수준에서 목성보다 10배 더 무거운 범위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뉴 사우스 웨일즈 대학교(UNSW) 박사 과정 연구원 마고 쏜튼(Margo Thornton)은 별빛의 타이밍을 정밀히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쏜튼은 "두 개의 별의 자전 주기와 중력적 효과 등을 제거한 후, 제3의 천체의 존재를 유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별이 서로를 공전하는 쌍성계에서는 별빛 변화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세 번째 천체의 신호를 걸러내는 과정이 핵심 기술로 꼽힌다. 쏜튼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기존의 행성 탐지 기법을 쌍성계에 맞게 정교화한 접근법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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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확인된 쌍성 주위 행성은 18개에 불과했다. 이번 발견으로 그 수가 단숨에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쌍성계 주위에서도 행성이 형성될 수 있다는 가설이 관측 증거로 뒷받침되기 시작했다. 쌍성계 내 행성은 두 별의 중력 영향을 동시에 받아 복잡한 궤도를 가지며, 이 때문에 행성이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어렵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있었다.
이번 관측 데이터는 그러한 이론적 한계를 실제로 재검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스윈번 공과대학의 천체물리학자 사라 웹(Sara Webb) 박사는 이 연구를 두고 "매우 영리한 기술로 향후 더 많은 행성 후보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쌍성 주위 행성의 발견은 외계 생명체 연구에도 새로운 시사점을 제공한다. 두 개의 태양을 가진 행성이 어떤 생태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단일 항성계와 전혀 다른 복합적인 복사 환경이 생명체 존재 조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할 수 있는 대상이 27개 이상 생긴 셈이다.
한국이 받을 영향과 우주 연구의 미래
다만 이번 결과가 최종 확정은 아니다. 27개의 행성 후보들이 정식으로 쌍성 주위 행성으로 인정받으려면 스펙트럼(방출하는 빛) 분석을 통한 추가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현재 데이터는 초기 탐색 단계의 결과이며, 일부 후보는 추가 관측에서 행성이 아닌 다른 천체로 판명될 수도 있다. 연구팀은 후속 스펙트럼 연구를 통해 각 후보의 실체를 하나씩 확인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이번 발견은 쌍성계 행성 탐사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FAQ
Q. 쌍성 주위 행성이란 무엇이며, 왜 발견하기 어려운가? A.
쌍성 주위 행성은 두 개의 별이 서로를 공전하는 쌍성계 전체를 외곽에서 도는 행성을 말한다. 단일 항성 주위 행성 탐지에 주로 쓰이는 통과법(transit method)은 별빛이 일정하게 감소하는 패턴을 분석하는데, 쌍성계에서는 두 별 자체의 상호 운동과 중력 효과가 복잡하게 섞여 신호를 구분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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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6,000개 이상의 단일 항성 외계 행성이 발견된 것과 달리 쌍성 주위 행성은 이번 발견 이전까지 18개만 확인되었다. 마고 쏜튼 연구팀은 두 별의 자전과 중력 효과를 먼저 제거한 뒤 나머지 신호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 한계를 극복했다. 이 접근법은 향후 더 많은 쌍성계 행성 탐사에도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계 생명체 탐사, 과학계의 새로운 전환점
Q. 이번에 발견된 행성 후보들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인가? A.
현 단계에서 이번 27개 후보 행성의 거주 가능성을 판단하기는 이르다. 행성들의 크기는 해왕성 수준에서 목성보다 10배 무거운 범위로 추정되며, 이는 대부분 가스 행성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지구와 같은 암석형 행성에서 예상하는 형태의 생명체 거주 조건과는 다를 수 있다.
다만 두 개의 별이 제공하는 복합적인 복사 환경이 어떤 화학적 반응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는 별도의 연구 대상으로, 생명체 존재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기도 어렵다. 추후 스펙트럼 분석으로 각 행성의 대기 성분과 물리적 특성이 밝혀지면 거주 가능성 연구도 본격화될 수 있다.
Q. 이번 발견이 최종 확정인가, 추가 검증이 필요한가?
A. 이번 27개 행성 후보는 아직 '잠재적 후보' 단계로, 정식 확인을 위해 추가 스펙트럼 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다. TESS 데이터만으로는 제3의 천체가 행성인지, 다른 항성이나 갈색왜성인지 완전히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각 별 시스템에서 방출되는 빛의 스펙트럼을 분석해 천체의 질량과 성질을 확인하는 후속 관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스윈번 공과대학 사라 웹 박사는 이 연구의 기술적 접근법이 앞으로 더 많은 후보를 발굴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종 확인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27개라는 후보 숫자 자체가 쌍성계 행성 연구의 폭을 크게 넓혔다는 점은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