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빌딩 숲 사이에서 시민들의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주던 도시 공원들이 새 생명을 얻는다. 경기도가 노후화로 인해 기능을 상실해가는 생활권 녹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에코 리모델링'에 돌입하면서, 도민들의 주거 환경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 용인시 고기근린공원을 필두로 도내 10개 시·군에 위치한 13개소의 노후 녹지를 정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 대상 면적은 총 15만㎡(15ha)에 달하며, 이는 축구장 약 21개 분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순히 낡은 벤치를 교체하거나 산책로를 정비하는 차원을 넘어, 숲의 본연 기능인 탄소 흡수와 미세먼지 저감 능력을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도심 속 녹지는 수목의 고사, 병충해 발생, 기상이변에 따른 훼손 등으로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도시숲 리모델링'이라는 혁신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새로운 토지를 매입하는 막대한 비용을 줄이는 대신, 기존 공간의 식생 환경을 전면 개편하여 녹지의 밀도를 높이고 자생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올해 주요 사업지로는 화성시 병점근린공원과 의왕시 학의동 완충녹지가 꼽힌다. 각각 2만㎡ 규모로 진행되는 이번 정비는 수목 보완 식재와 토양 개선 작업을 통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그린 인프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도는 이미 지난 수년간 성남 낙생대공원, 고양 행신동 녹지대 등에서 성공적인 생태 복원 성과를 거두며 도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최근 심화되는 폭염과 도심 열섬 현상을 억제하는 실질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잘 가꾸어진 숲은 주변 온도를 최대 3~7도까지 낮추는 천연 에어컨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또한 도심 내 탄소 포집 능력을 극대화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 모델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태선 경기도 정원산업과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도시숲 리모델링은 쇠퇴한 녹지에 건강한 생명력을 불어넣어 도심의 허파 기능을 회복시키는 핵심 사업이다"라며, "도민들이 집 근처에서 고품격 녹색 쉼터를 사계절 내내 누릴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는 이번 리모델링을 포함해 기후대응 도시숲, 가로숲길 조성 등 총 264개 구역에서 대규모 녹색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기도 전역을 촘촘한 녹지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도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기후 위기 시대에 도시숲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생존 인프라다. 경기도의 이번 리모델링 사업은 숲의 양적 팽창보다 '질적 건강성'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2026년, 더욱 푸르고 건강해질 경기도의 도시 숲이 도민들에게 어떤 위로와 휴식을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