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고은서기자] 정부가 자가면역세포 치료의 위험도 분류를 조정하고 의료데이터의 연구 활용 절차를 손질하는 바이오 분야 규제합리화 방안을 내놨다. 세포치료의 임상연구와 환자 치료, 개인정보를 활용한 연구는 서로 다른 절차여서 이번 발표의 각 과제가 동시에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가 23일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안전성 자료가 확보된 자가면역세포 치료의 위험도를 현행 ‘중위험’에서 ‘저위험’으로 낮추는 방향을 추진한다. 환자 자신의 혈액 등에서 얻은 세포를 배양해 사용하는 치료가 대상이다. 정부는 선행 임상연구를 거치지 않고 문헌자료를 제출해 첨단재생바이오 심의위원회의 치료계획 심의를 받는 경로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심의 절차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모든 세포치료에 일괄 적용되는 방안도 아니다.
타 기관에 보관된 제대혈과 배아줄기세포를 연구·치료의 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관련 법률을 개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현재는 세포처리시설이 원료세포를 직접 채취해야 하는 제한이 있어 외부에 보관된 자원을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므로 실제 허용 범위는 후속 입법에서 확인해야 한다.
환자 치료 수요가 높은 분야의 근거를 만들기 위한 연구도 별도로 추진한다. 정부는 무릎 골관절염과 만성통증 등에 쓰일 자가줄기세포 배양 치료를 놓고 2년간 330명 규모의 정부 주도 임상연구를 계획했다.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겠다는 것으로, 이 치료의 효과가 이미 입증돼 일반 진료에 허용됐다는 뜻은 아니다.
정부는 같은 목적의 치료계획을 반복 심사할 때 신속 절차를 도입하고 위험도에 맞춰 심의 체계를 나누는 방안도 제시했다. 연구자와 의료기관이 초기 설계 단계에서 필요한 자료를 준비할 수 있도록 사전 상담과 심의 인력을 보강하겠다는 내용이다. 위험도 조정과 심의 신속화는 절차의 설계를 바꾸는 것으로, 치료별 안전성·유효성 검토의 필요성을 없애는 조치는 아니다.
의료데이터 분야에서는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처리한 가명정보 연구를 일정 조건에서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심의 대상인 인간대상연구의 범위에서 제외하도록 시행규칙을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연구자료의 2차 활용에는 연구대상자의 권리와 거부권을 보장하는 포괄 동의 방식을 추진한다. 한쪽은 심의 대상 범위, 다른 한쪽은 동의와 보호조치의 문제로 적용 조건이 다르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현재 병원마다 가명처리 방법과 자료 활용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달라, 여러 기관의 자료를 연결한 연구가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 공통 기준을 마련하면 연구자는 어떤 항목을 보호하고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예측하기 쉬워진다. 반대로 가명처리된 자료라도 다른 정보와 결합해 개인을 알아볼 위험을 살피는 절차는 중요하다.
정부는 병원마다 다른 정형 의료데이터 가명처리 기준을 공통으로 정하고, 외부 연구자가 보안 조치를 갖춘 환경에서 원격 분석할 수 있도록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개인정보의 재식별 방지와 접근 관리가 전제가 돼야 하는 만큼 구체적 보호장치와 법령 정비가 후속 과제다. 연구자가 병원의 폐쇄분석실에 직접 방문하는 대신 보안 체계를 갖춘 원격 환경에서 자료를 분석하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이는 데이터를 제한 없이 반출하거나 공개한다는 뜻이 아니라 접근 방식과 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과제다. 정부가 발표한 여러 개선 사항 가운데 시행규칙을 고치는 방안과 법률 개정이 필요한 방안은 결정 절차가 다르다.
이날 발표는 치료 효과나 개인정보 안전성이 자동으로 보장된다는 선언이 아니라 제도를 바꾸기 위한 추진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