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백서윤기자] 일자리와 월세, 채무, 정신건강 문제를 동시에 겪는 청년이 각각 다른 기관을 찾아 도움을 신청해야 하는 현실이 드러났다. 여러 지원 제도가 있어도 한 사람이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받는 통로가 부족하면 지원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아일보의 23일 기획 취재에 따르면 국내에서 만난 빈곤 청년들 상당수는 실업과 주거비 부담, 빚처럼 두 가지 이상의 어려움을 함께 겪었다. 일자리는 고용센터나 자활센터, 월세는 지방자치단체, 채무는 신용회복위원회나 법원을 찾아야 하는 식이었다. 이 취재에서 확인된 사례는 복합 위기의 모습을 보여 주지만 전국 청년의 빈곤 규모를 추정하는 표본조사는 아니다.
취재에 응한 경기 수원의 한 청년은 졸업 후 사회적 고립과 가족 돌봄 부담이 겹친 상황에서 구직 준비와 심리상담을 어디서 함께 받을 수 있을지 몰랐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고시원에 사는 다른 청년은 월세가 밀려 주민센터를 찾았지만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달라 지원 안내를 받기 어려웠고, 이후 사회복지사를 통해서야 이용 가능한 주거비 제도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두 사례의 인터뷰와 경위는 동아일보의 현장 취재 내용이다.
한국에도 고용과 복지, 서민금융을 한곳에서 연결하려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가 있다. 다만 동아일보는 주거나 진로, 심리상담까지 한 사람의 필요에 맞춰 통합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신설된 청년미래센터도 본인이나 주변의 신청을 바탕으로 지원하는 단계이며 공공 데이터를 통한 위기군 발굴 체계는 내년에 구축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찾아오지 못하는 청년에게 먼저 접촉하는 과정이 비어 있다는 문제 제기다.
비교 사례로 소개된 핀란드 ‘오흐야모’는 만 15~30세 청년이 취업·주거·금융·건강 문제를 한곳에서 상담할 수 있는 기관이다. 동아일보의 현지 취재에 따르면 전국 약 90곳이 운영되고, 지자체의 아웃리치 담당자가 고립된 청년을 찾아 필요한 서비스로 연결한다. 일부 센터는 규모가 커지며 상담 대기가 길어지는 문제도 지적됐다. 청년에게 열려 있는 한 창구와 실제 이용 가능한 전문 인력이 함께 필요하다는 뜻이다.
신영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핀란드 모델을 한국에 적용하려면 창구를 합치는 것에 앞서 청년에게 제공할 복지 자체도 늘려야 한다고 동아일보에 설명했다. 국내에서 개선할 지점은 주소지와 거주지 차이로 생기는 안내 공백, 분야별 기관 간 의뢰 절차, 복합 위기 청년의 초기 상담과 찾아가는 지원이다. 이를 위해 어느 기관이 첫 문의를 받아 다른 서비스를 연결할지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용자가 여러 기관에 같은 사정을 반복해 설명하는 부담을 줄이면서도 소득·주거·건강 정보를 안전하게 연계할 수 있는 운영 기준이 필요하다. 정부가 구축 예정인 발굴 체계와 청년미래센터가 실제 지원으로 이어지는지는 향후 이용 현황과 사례 관리 결과로 평가해야 한다.
핀란드 현지 취재에서는 헬싱키점 이용 청년 318명을 대상으로 한 추천 의향 설문 평균이 10점 만점에 9.52점으로 소개됐다. 이는 그 센터 이용자의 응답이지 전국 지원 효과를 입증하는 수치는 아니다. 여러 지원을 실제로 받는 과정에서 상담 대기와 접근성이 개선됐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