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박주하기자] 요리연구가 심영순이 췌장암 진단 이후 딸의 간호를 받으며 약 1년 만에 암이 사라졌다는 말을 들었던 경험을 공개했다. 다만 이를 특정 음식의 치료 효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투병 중 식사를 이어가도록 돕는 영양 관리와 암을 치료하는 의료적 처치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심영순은 10월 2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과거 투병 생활을 돌아봤다. 그는 십이지장궤양으로 복통이 생겨 검사를 받다가 췌장암 진단을 받았으며, 당시 의료진에게 남은 시간이 길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방송에서 회상한 과거의 경험이다.
간호를 맡은 둘째 딸 장혜주 씨는 어머니의 체중이 줄고 소화가 어려워지자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이기보다 조금씩 자주 식사하도록 챙겼다. 심영순은 딸이 집으로 와 약 6개월 동안 채소탕과 주스 등 여러 음식을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장 씨는 토마토·감자·당근·양파를 쓰는 이른바 ‘히포크라테스 수프’에 무와 브로콜리 등을 더하고, 하루 다섯 끼 정도로 식사를 나눠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심영순은 이후 검사에서 암이 사라졌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 씨도 “식이로 회복됐다거나 무엇을 먹어서 회복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음식과 회복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정하지 않았다. 방송에서 구체적인 병기와 수술·항암치료 등 당시 의료적 치료 과정이 모두 공개된 것은 아니어서 회복 원인을 채소탕 하나로 설명할 수 없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특정 식단이나 음식, 비타민·미네랄·보충제가 암의 진행을 늦추거나 암을 치료하고 재발을 막는다는 근거는 없다고 설명한다. 암 환자가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는 일은 중요하지만, 개별 환자의 경험을 다른 환자에게도 적용되는 치료법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소량씩 자주 먹도록 한 돌봄 방식은 식욕 저하와 체중 감소에 대응하는 영양 관리 원칙과 연결된다. NCI는 암 치료 중 이런 어려움을 겪을 때 하루 세 끼에 얽매이기보다 작은 식사와 간식을 5~6번 먹고, 단백질과 열량을 충분히 섭취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식사 횟수를 늘리는 것과 함께 실제로 필요한 영양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췌장암에서는 암 자체와 치료 과정이 식욕과 영양 흡수에 영향을 줘 체중이 줄 수 있다. 진행된 경우 근육과 지방이 감소하는 암 악액질이 나타나기도 한다. 췌장은 지방과 단백질 등의 소화를 돕는 효소를 만드는 기관으로, 기능이 떨어지면 음식을 먹어도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외분비 기능부전이 생길 수 있다. 이때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식사 때 췌장효소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부드러운 채소탕은 먹기 편할 수 있지만 채소 위주로만 식사를 구성하면 열량과 단백질이 부족해질 수 있다. 환자가 소화할 수 있는 달걀·두부·생선·살코기 등을 함께 활용하고, 체중 감소나 설사·복부 불편감이 이어지면 의료진 또는 임상영양사와 식사 방법을 상의할 필요가 있다.


















